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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러→우 만나며 '릴레이 종전 회담'… 리야드 '흑해 합의'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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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크라→러시아→우크라 회담
'흑해 협정' 등 의제로 미러 12시간 협상
예고한 공동성명에 '부분 휴전' 담기나

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러시아 대표단이 미국 대표단과 우크라이나·러시아 휴전 협상을 마친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제공, 리야드=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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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단 협상이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23일(현지시간)부터 사흘에 걸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각각 오가며 협상을 진행했는데, 러시아와 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흑해 부분 휴전'에서 성과를 거뒀으리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휴전 협상 진행 중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병원으로 미사일을 쏘는 등 거친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12시간 마라톤 협상' 미러... "공동성명 발표"


25일 AFP통신은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이 이날 리야드에서 휴전 회담을 추가로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 23일 미국 대표단과 5시간가량 회담했는데, 이튿날 진행된 미국 대표단과 러시아 대표단 간 회담을 바탕으로 후속 협상을 다시 개최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표단에는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장관, 파블로 팔리사 우크라이나 대통령 군사 고문이, 러시아 대표단에는 그리고리 카라신 상원 국제문제위원장, 세르게이 베세다 연방보안국(FSB) 국장 고문이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앤드루 피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 국장, 마이클 앤톤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이 대표단으로 나섰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는 24일 오전 10시부터 약 12시간 진행된 마라톤 회담에서 이미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소식통은 "리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실무팀이 주선한 회담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긍정적인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도 '회담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25일 중 공동성명 발표를 예고했다.

공동성명에는 '흑해 곡물 협정 재개'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2022년 7월 튀르키예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정은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 보장을 위한 흑해 교전 중단'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나 러시아가 이듬해 7월 탈퇴하며 좌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직접 승인을 얻어낸 '에너지 인프라(또는 에너지 및 인프라) 30일 휴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미러 회담에 앞서 미국은 '전선 동결' '항구적 평화' 등을 의제로 삼겠다고 공언했으나 러시아가 여기에 선을 그은 터라 회담장에서 비중 있게 논의됐는지는 미지수다.

(왼쪽 사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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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 계속... 러, 우크라 어린이병원 공습


러시아는 미국과 휴전 협상을 벌이는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24일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수미에 있는 어린이병원 등을 타격, 최소 17명의 아동을 포함한 88명이 다쳤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회사 '우크라이나 철도'는 전날부터 이틀 연속으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측은 24일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가 크라스노다르주 내 석유 펌프장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미·러 회담 당일 영국과 프랑스도 군 수뇌부 간 회담을 영국 런던에서 진행했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과 연계해 열린 양국 간 세 번째 군사 회담이다. 의지의 연합은 전후 우크라이나 평화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느슨한 연합체로,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논의 중이다. 현재 30여 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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