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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도심 싱크홀에 '지하화 사업' 우려…"전조 적극 대응·보강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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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균열 등 전조현상 수차례…서울시 "검사 결과 이상 없어"

전문가들 "지하화 공사 시 지하수 흐름 바뀌어 유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5일 서울 강동구 명일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전날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 모습. 2025.03.25. hw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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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강류나 인턴 = 전날 발생한 강동구의 한 사거리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3)씨가 사망한 가운데 사고 전 주변의 지반에 균열이 가는 등 전조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주변 공사가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싱크홀 사고에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진행 중인 도심 지하 개발 사업이 안전을 감안해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싱크홀 사고 방지를 위해선 전조 현상에 적극 대응하고, 지하 공사 중 지하수가 유출될 경우 보강 작업을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발생한 강동구 대형 싱크홀 인근에서는 전조 현상이 수차례 발생했다.

싱크홀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 중인 A(72·여)씨는 “지하를 계속 뚫으니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시위도 많이 하고 민원도 넣었다”라며 “지하 공사하면서 지하수가 끊겨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싱크홀 옆 주유소에서 며칠 전부터 균열이 생겼다고 신고를 했다고 하고, 싱크홀 바로 앞 꽃집도 이틀 전에 도로에 이상이 있다고 하더라”며 “만약에 빨리 했으면 대처를 했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거 같다”고 지적했다.

싱크홀 사고 지점 인근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 중인 B(64)씨는 “지난해 두 번이나 싱크홀이 발생한 사거리 횡단보도 쪽에 1~2m 크기의 싱크홀이 생겼었다”며 “밑에 터널 공사하면서 지하수 물길도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주유소 바닥균열과 관련해 도시기반시설본부로 민원이 접수됐다. 또한 사고 당일인 전날 오전 11시30분께 강동구청에 주유소 운영자로부터 주유소 주변 배수로(빗물받이) 파손 민원이 접수됐고, 구청에서 오후 3시 현장조사 후 빗물받이 구체 파손을 확인해 보수공사를 완료했다.

다만 서울시 측은 지난 6일 주유소 바닥 균열 민원이 접수되자 인근 지하철 9호선 공사 감리단과 시공사에서 두차례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주기적 검측을 시행했고 사고 당일까지 이상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날 땅 꺼짐(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 인근 도로에서 30일 오전 도로 침하가 추가로 발생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2024.08.30. km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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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지하 공사 시 지하수 흐르며 지반 취약해져"


싱크홀은 땅속에 지하수가 흘러 형성된 빈 공간이 주저앉아 생기는 웅덩이를 뜻한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22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심 속 싱크홀 현상은 지하수의 흐름이 바뀌어 유실이 생기거나 공사 중 상·하수도관 손상에 따른 누수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직 정확한 싱크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강동구 싱크홀이 발생한 구간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과 서울세종도로 지하 구간 공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싱크홀 사고 장소 인근에는 현재 둔촌동 중앙보훈병원역에서 남양주까지 연결하는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8년 7월 개통을 목표로 한다. 또한 서울시와 세종시를 잇는 고속도로의 지하 구간 공사도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싱크홀 아래에는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굴착 지점과 사고 지점이 어느 정도 일치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현장 브리핑에서 김창섭 강동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지하철 공사와의 연관성은 100프로 배제하고 있진 않다"라며 "종합적인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과정이 싱크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학과 교수는 “지하철 공사를 하면 수만년 다져있던 땅이 느슨해지고 물이 잘 흐르게 된다”라며 “특히 명일동은 한강변에 위치해 있어서 지하수가 많이 흐르는 특성이 있다. 거기다가 상수도가 터졌으면 물이 더 잘 흐르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물이 잘 흐르게 되면 점성으로 인해 자갈과 모래 등을 끌고 내려가면서 땅 속에 구멍이 생긴다”라며 “또 도로에는 24시간 자동차가 지나다니기 때문에 진동이 발생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역시 “지하철 9호선 연장 사업이 노선을 따라 일직선으로 땅을 파기 때문에 균열이 이 방향에 따라 생겼을 것”이라며 “싱크홀이 발생한 도로 바로 밑에서 지하철 공사를 하고 있는데 공사장에 물과 흙이 빠져서 다 들어갔을 것이다. 보강공사를 철저히 했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도심 곳곳서 지하화 작업…싱크홀 재발 우려


전국 각지에서는 싱크홀 사고는 지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산 사상구 학장동의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안전센터의 배수 지원차와 5t 트럭이 깊이 8m 아래로 추락했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지하공법을 변경하거나 빗물을 가두는 우수박스가 부실했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8월 서울 연희동 성산로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는 기상 영향, 지하매설물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지하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가 되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 코엑스와 삼성역 사이 지하에 광역복합환승센터 등을 조성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이 꼽힌다. 조 교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공사 인근에도 탄천이 있어 우려가 크다"며 "지하공간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당연히 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싱크홀 사고 방지를 위해 전조 현상에 적극 대응하고, 지하 공사 중 지하수가 유출될 경우 보강 작업을 철저히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진 목원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문가를 동원해 주기적으로 검사한 뒤 위험지역은 비파괴검사를 하고 메꾸는 작업을 해야 한다"라며 "싱크홀 현황 검사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지하수가 유실되는지 등에 대해 안전 점검을 지속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미 지하화 작업을 진행한 후에는 예방이 사실상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지하 공사 시 깊게 굴착하면 지하수의 흐름이 완전이 바뀌고 땅 속에 개천이 생기는데, 이 위에 차가 다니고 오랜 시간 동안 흙이 쓸려가면 싱크홀이 생긴다"라며 "지하를 건드리면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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