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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I&C, 시총 맞먹는 유증에 주가 '뚝'…지분가치 희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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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I&C, 200억 주주배정 유증…시총 80% 수준

실적 부진·대규모 자금조달 발표에 주가 35%↓

최대주주, 낮은 유증 참여율·주식 가치 희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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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형지I&C가 시가총액에 육박하는 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30% 넘게 급락하는 등 시장의 후폭풍이 거세다. 부진한 의류 본업에 대규모 유증 소식까지 겹치면서 소액주주들은 불만과 함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청약 참여 비율이 10%에 불과해, 경영 책임에 대한 비용을 주주들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 현재 형지I&C는 전일 대비 5.75% 하락한 739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는 34.6% 하락했고, 최근 5거래일 동안 누적 하락률은 45%를 넘어섰다.

형지I&C는 지난 21일 200억64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시설자금 22억6000만원, 운영자금 130억6600만원, 채무상환자금 47억3800만원 등에 사용된다. 신주 발행가는 704원으로, 이는 현재 주가 대비 5% 가량 낮은 수준이다.

유증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2850만주로, 기존 발행 주식 수의 약 90%에 달한다. 현 시가총액이 250억원 수준인 상황에서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잦은 자금 조달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형지I&C는 최근 5년간 약 390억원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했으며, 2022년에는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3대1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3월에는 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추진했지만, 업황 악화를 이유로 철회했다.

형지I&C는 메자닌을 보유하고 있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제기된다. 8회차 전환사채(CB)와 10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총 약 39억원의 메자닌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총 473만5966주(13.05%) 규모의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8회차 CB의 전환가액은 626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낮아 언제든 전환 청구가 가능하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오는 5월 23일부터 전환이 가능하며, 최저 조정가액은 603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주가 추가 상장되면 주가 희석 우려로 인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출회될 경우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지분 희석 뿐 아니라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 물량의 약 10%만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이들의 지분율은 기존 24.67%에서 14.13%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보유 현금, 신주인수권증서 매각 대금, 담보 제공을 통한 차입 등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미참여 물량에 대해서는 신주인수권증서 매각 등을 통해 공모 참여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형지I&C는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대표이사가 2016년 취임한 이후 매출은 매년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형지I&C는 2016년 사상 최대 매출인 1286억원을 찍은 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567억원을 기록하며 8년 만에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대부분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형지I&C는 2017년 88억원, 2018년 9억원, 2020년 53억원, 2021년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24억원, 7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다시 5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형지I&C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와 수익성 회복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유상증자와 관련해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의 필요성과 자금 사용 계획을 설명하고, 소액주주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형지I&C는 의류 외주 제조 및 도소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로는 셔츠·맨즈웨어 '예작(YEZAC)', 남성복 '본(BON)', 여성복 '캐리스노트(Carries Note)'와 '본이(BON:E)' 등이 있다. 국내 백화점, 아울렛, 대리점 등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을 기반으로 유통망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형지I&C 지분 20.78%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며, 최준호 형지엘리트 대표이사와 최혜원 형지I&C 대표이사가 각각 1.53%, 1.64%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26.57%다.

☞공감언론 뉴시스 by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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