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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韓 "이젠 좌우없다 … 국민은 앞으로 가길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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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정국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경북 의성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대피소를 방문해 봉사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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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달인'이 87일 만에 돌아왔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즉각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해 국정 수습에 나섰다. 여야 협치를 상징하는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한 권한대행은 복귀 일성으로 "이제 좌우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로지 우리나라가 위로, 앞으로 발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의 보라색 넥타이는 과거에도 국회 시정연설이나 야당 예방 등 협치가 필요한 자리마다 등장했다.

이날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과 이어진 대국민 담화에서도 한 권한대행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도어스테핑 자리에선 "국민들은 이제 극렬히 대립하는 정치권에 대해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국민 담화에선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선 "곧 또 뵙겠다"며 즉답을 피해 국회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나 각종 쟁점 법안 등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대국민 담화문에도 윤 대통령의 이름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 권한대행은 곧바로 통상 현안을 챙기고 산불과 관련해 긴급 지시를 내리며 쉴 틈 없이 움직였다. 통상·외교 전문가인 한 권한대행이 직무에 복귀하며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나 민감국가 지정 문제 등에 대한 대응 체계가 정비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날 오전 도어스테핑을 마친 한 권한대행은 곧바로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해 행정안전부·산림청·소방청 등에서 보고를 받고 산불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한 권한대행은 추가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고, 산불 진화 인력의 안전 관리 확보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오후에는 직접 경북 의성을 찾아 재난 현장을 둘러보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한 권한대행은 출근길에 "큰 산불로 고통을 받고 계신 분들을 뵙고, 특히 돌아가신 분들에 대해 제가 직접 손으로 위로의 편지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권한대행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통상·안보 태세를 점검했다. 한 권한대행은 "오늘날 안보정책과 경제정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며 "세계 시장에서 뛰는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한 팀이 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본인이 직무정지된 기간에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20여 분간 별도 티타임을 가졌다. 곧이어 오찬을 겸한 국무위원 간담회를 진행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장에 들어서면서 동료 위원들을 향해 "드디어"라고 말하며 만면에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무위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대통령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다 같이 탄핵소추된 초유의 상황에서 내각이 안정된 국정 운영을 위해 흔들림 없이 노력해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과 직결된 주요 현안을 속도감 있게 진척시키는 것이 내각의 사명"이라며 "외교, 안보, 경제, 통상, 치안, 행정 등 국정의 모든 분야가 원활하게 작동하느냐가 국무위원과 전국 공직자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적 갈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한 권한대행의 '초당적 행보'가 성공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당장 탄핵 위기를 초래한 마 후보자를 임명하라는 야당의 압박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면 다시 한 권한대행을 탄핵하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 국회를 이미 통과한 김건희·마약 상설특검은 거부권 행사 대상은 아니지만 지체 없이 특검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한 권한대행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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