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서 피날레
그룹 에이티즈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KQ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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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 멤버 8명이 무대에 등장하자 분출된 귀청이 터질 듯한 함성은 영국 런던 O2아레나의 천장을 파손시켰던 2022년 태풍 ‘유니스’를 떠올리게 했다.”
미국 문화전문지 롤링스톤의 영국판이 지난 1월 별 5개 만점을 준 에이티즈 런던 콘서트 리뷰의 한 대목은 장소만 바꾸면 23일 서울 콘서트에 관한 글이라 해도 믿을 만했다. 팬들의 환호성은 귀가 아플 정도로 뜨거웠고, 에이티즈 멤버들의 퍼포먼스는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펄떡거리는 에너지로 가득했다. ‘퍼포먼스 맛집’이라는 수식이 조금도 과장이 아님을 증명해 보인 공연이었다.
'중소돌의 기적' 에이티즈, 데뷔 7년 만에 체조경기장 입성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리는 에이티즈가 22,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다섯 번째 월드 투어 ‘투워즈 더 라이트: 윌 투 파워’ 마지막 무대를 펼쳤다. 지난해 1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시작으로 일본과 유럽·북미 지역의 11개 국가, 24개 도시에서 33회에 이르는 공연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였다. 이번 서울 앙코르 콘서트에도 적잖은 외국인 팬들이 객석을 차지하며 해외에서 특히 높은 이들의 인기를 방증했다.
그룹 에이티즈의 홍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윤호 성화 여상 산 종호 우영 민기가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KQ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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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PO돔은 정상급 스타들만 설 수 있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이곳에서 이들이 공연한 건 2018년 데뷔 이래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투어의 첫 무대였던 서울 공연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각각 4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와 프랑스 파리의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공연한 만큼 대형 무대가 낯설지는 않지만 KSPO돔은 이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멤버 성화는 “고3 때 이 부근에서 살면서 내가 이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싶었는데 멤버들과 에이티니(에이티즈 팬덤명) 덕분에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투어의 마지막 공연인 23일 무대에서 이들은 폭발적인 청춘의 에너지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빛을 가지고 있으니, 그 빛을 향해 나아가자’라는 주제에 따라 ‘빛의 타워’를 중심 구조물로 세운 무대에서 첫 곡 ‘미친 폼’부터 마지막 ‘이너프’까지 27곡을 3시간 동안 그룹, 유닛, 솔로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풀어냈다.
월드투어 마친 에이티즈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다"
에이티즈의 콘서트는 퍼포먼스가 강점인 국내 보이그룹 가운데서도 남성적 에너지와 카리스마가 넘치는 무대로 유명하다. 이날 공연에서도 매운맛 무대로 문을 연 이들은 ‘세이 마이 네임’ ‘게릴라’ ‘바운시’ ‘워크’ ‘멋’ 등을 통해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청양고추맛 퍼포먼스로 팬들을 사로잡았다. 시종일관 강력한 퍼포먼스로만 일관한 건 아니다. 사막을 모험하는 해적, 불안한 청춘, 서부극의 무법자 등 다양한 극적 콘셉트를 음악과 접목시켰던 이들은 무대에서도 이를 활용해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연출로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K팝 그룹 메인 보컬 가운데서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종호는 공연장 천장을 뚫을 기세로 3옥타브 고음을 터트리며 탄성을 자아냈다.
그룹 에이티즈 멤버들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공연하고 있다. KQ엔터테인먼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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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즈는 중소기획사에서 시작해 세계적 스타가 됐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성공 신화를 떠올리게 한다. 직원 10여 명이 전부인 데다 K팝 그룹 기획 경험도 없던 소규모 기획사에서 시작해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를 두 차례나 정복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미국과 유럽에서의 인기에 비해 다소 과소평가됐던 국내에서도 5연속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우는 등 팬덤 규모를 키우고 있다. 우영은 이날 공연을 마치며 “투어를 돌며 공연장이 점점 커지고, 그에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욕심이 난다”면서 “더 넓은 곳으로 가고 싶은데 아무 노력 없이 바라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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