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일관성 없다”… 韓 진출한 유럽 기업 CEO 139명, 절반 이상이 ‘불만족’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를 포함한 총 11개 유럽지역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연례 “2024/25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설문 조사” 이미지./주한독일상공회의소 제공

주한독일상공회의소(KGCCI),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를 포함한 총 11개 유럽지역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연례 “2024·25 한국 비즈니스 환경 설문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국내 진출한 유럽 기업의 한국 시장 만족도가 50% 미만으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중요도도 급락해 30%대로 내려앉았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내 유럽 기업들의 사업 신뢰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성과에 만족하는 비율은 2022년 68%에서 2023년 58%, 2024년에는 45%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1월 22일부터 2월 14일까지 진행한 조사에는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유럽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39명이 참여했다.

이 같은 경향은 매출 동향에서 2024년에 5% 이상의 이자·세전 영업이익(EBIT) 증가를 달성한 기업이 27%에 불과해, 2023년 42%, 2022년 54%에서 감소한 것에 근거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시장 점유율이 치열한 경쟁 환경을 보여주었다. 62%의 기업이 2024년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없다고 보고한 반면, 성장을 경험한 기업은 24%에 불과했다. 이는 2023년 38%, 2022년 53%에 비교하여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2년간의 비즈니스 전망은 엇갈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완만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한국이 글로벌 전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한국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응답자는 36%에 불과했으며, 이는 2023년 53%, 2022년 59%에서 감소한 수치다.

다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들은 여전히 성장과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올해 고용에 투자할 계획이며, 22%는 시설에, 12%는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배정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대다수 응답자(64%)가 2024년에 동일한 수준의 정규직 포지션을 유지했으며, 응답자의 27%는 증원을, 단 9%만이 감축했다고 응답했다. 향후 2년 동안, 응답자의 43%는 현재 인력을 유지할 의향이 있으며, 44%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문 조사 내에서 국내 진출 유럽 기업들의 직원 이직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61%의 기업이 10% 미만의 이직률을 경험했고, 22%는 10%에서 20% 사이의 이직률을 보고했다. 급여 측면에서는 55%의 기업이 임금을 인상한 반면, 43%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5년에는 54%가 급여가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42%는 인상할 계획이다. 또 기업들은 임금과 더불어 직원의 근속과 근무 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가장 많이 적용된 정책은 휴가 사용 장려, 유연 근무제, 원격 근무를 꼽았다.

한국에서 운영 중인 유럽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여전히 규제 및 법률 관련 문제로, 규제의 일관성 없는 집행과 주요 산업의 경기 둔화가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관세, 세금 절차, 외국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개방성 등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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