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6조 증자 발표 뒤 주가 급락
삼성SDI도 2조 발표 후 52주 신저가
개인투자자들 “밸류업 역행” 비판
한화 경영진, 주식 매입 나서
주주 불안이 커지자 한화에어로는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회사 주식 약 30억 원어치(21일 종가 기준 약 4900주)를 매수한다고 23일 밝히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기습 유상증자’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회사들은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주주 신뢰를 깨뜨리고 최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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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 이어 한화에어로까지 ‘유증 역습’
유증은 새로운 주식(신주)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방식 중 하나다. 단기적으로 유증은 기존 주주에게 악재로 여겨져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된다. 신주가 발행되면 총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해외 경쟁사들과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주요 평가 요소인 재무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차입, 채권 발행 대신 유증으로 투자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장기 주가, 결국 성장성에 달려
유증은 단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증권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유증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주주 배정 유증을 발표한 기업의 다음 날 평균 주가 하락률은 10.2%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단타족’이다 보니 기업들의 유증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며 “삼성SDI와 한화에어로가 유증의 명분으로 내세운 청사진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연구하는 것이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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