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진흥원 개발 모델 시연
“한복 주문하면 치파오 나오는 등
생성형 AI, 전통문양 왜곡 부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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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 ‘한국 전통 문양 연꽃무늬 쿠션’을 디자인해 달라고 하자 빨강, 초록 등 색색깔 이파리가 수놓인 둥근 쿠션(사진)이 화면에 순식간에 출력됐다. 여러 겹으로 표현된 꽃잎 둘레로 알알이 구슬을 꿴 듯한 장식은 마치 통일신라 시대의 연화문(蓮花紋) 수막새를 연상케 했다.
이번엔 ‘한국 전통 문양 매화무늬 병풍’ 디자인을 보여 달라고 하자 조선시대 화가 조희룡의 ‘홍백매화도’와 닮은 매화가 금세 그려졌다.
국가유산진흥원이 개발 중인 전통 문양 생성형 AI 모델을 최근 시연한 모습이다. 이 AI는 전통문양을 활용한 다양한 디자인을 뚝딱 그려냈다. 국립중앙박물관, 한국문화정보원 등이 제공한 방대한 전통 문양 자료를 학습한 결과다. AI가 크기나 세부 모습을 달리해 생성할 수 있는 문양의 가짓수는 셀 수 없이 많다.
이 AI를 개발한 건 ‘생성형 AI의 전통문화 왜곡’을 막기 위해서다. 요즘 생성형 AI에 ‘한복의 이미지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면 중국의 치파오, 일본의 기모노 등이 뒤섞인 ‘동아시아풍’ 의복이 튀어나오기 일쑤다. 심정택 국가유산진흥원 데이터팀장은 “우키요에 판화 등 일본 전통 예술은 서구권의 데이터에도 흔히 있고, 중국은 인구가 많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통되는 데이터 자체가 많지만 한국의 시각 자료는 현저히 적어 불균형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구축된 전통 문양 데이터는 콘텐츠 개발, 제품 디자인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중 온라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개발에 참여한 양정석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전통 문양을 공식적으로 데이터화한 첫 시도”라며 “계속 AI를 학습시켜 오류를 최소화하고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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