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는 지난 22일 재보궐선거 유세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했다. 기각되면 불복이라도 하겠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헌재 결정에 “당연히 승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놓고 재판 분위기가 기대와 달리 흘러가자 말이 달라지고 있다.
이 대표 말과 달리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해도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 ‘망국’의 위험은 헌재 결정에 불복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 물리적 충돌로 나라가 두 쪽 날 때 생기는 것이다. 민주당은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만들고 대통령 파면 선고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거리로 지지층을 불러내 헌재를 압박하는 것은 불복 예고나 다름없다.
국민의힘도 거칠어지고 있다. 주말 집회에서 중진 의원은 “반(反)국가 세력과 전쟁 선포”, 전(前) 대변인은 “목숨 걸고 싸워달라”고 했다. 불복 심리를 자극하겠다는 건가. 어떤 의원은 12·3 계엄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대적 명령”이라고도 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선 “내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국민 저항권”이란 말까지 나왔다. 여야 모두 승복을 설득하기는커녕 갈수록 불복과 충돌을 조장하고 있다.
당사자인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공식적 ‘승복’ 선언도 없다. 이러다 정말 망국적 사태가 빚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