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의성, 울주 3곳 재난 사태 선포
공무원 등 산청 산불 진화 중 4명 사망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사흘째에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단성면 일대에서 산불 진화 헬기가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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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봄 날씨와 강풍을 타고 화마가 전국 산림에 내려앉았다. 주말 사이 50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고, 경남 산청군에서는 산불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 등 4명이 숨졌다. 경북 의성군은 진화 이틀째, 산청은 사흘째에도 불길을 완전히 잡지 못해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23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산림청에 따르면 21일 6건, 22일 29건에 이어 이날도 15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에 정부는 22일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했고, 울산과 경상권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또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산청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정했다. 산불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은 역대 6번째다.
그만큼 산불 확산이 심각한데 21일 시작된 산청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70%, 전날 발화된 의성 산불 진화율은 오후 7시 기준 60%에 머물러 있다. 울산 울주군 산불도 70% 정도만 진화가 됐다. 산청, 의성, 울주에는 산불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의성 산불은 성묘객이 쓰레기를 태우다가 튄 불씨 때문에 발생했고, 산청 산불은 풀베기 작업 중 예초기에서 튄 불꽃이 발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불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그래픽=송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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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면 헬기를 이용한 진화가 어렵고, 산불 현장에 야간 진화 작업을 위한 임산 도로(임도)가 태부족인 점을 감안하면 완진 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24일부터는 강풍이 다시 불 것으로 예상돼 진화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산청군 산불의 경우 전날 한때 진화율이 70%까지 상승했지만 강풍이 부는 등 상황이 악화돼 다시 3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산청 산불 현장에는 헬기 32대와 소방차 등 각종 진화 장비 244대, 인력 2,452명이 투입됐지만 완전 진화에 이르지 못하고 또 밤을 넘기게 됐다. 불은 인근 단성면과 하동군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불 진화 과정 중 창녕군에서 파견된 공무원 1명과 산불진화대원 3명이 불길에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산불을 진화하다 다수가 사망한 것은 1996년 4월 경기 동두천시 산불 이후 29년 만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산불로 축구장 1만900개에 맞먹는 7,778ha의 면적이 피해를 입었다. 의성군 1,503명, 산청군 589명, 울주군 791명 등 주민 피해는 2,883명에 달했다. 산림청과 소방 당국은 "산불 진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나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산청=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의성=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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