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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자 방콕으로 몰린다…두바이에 이은 '억만장자의 거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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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한 기후·풍부한 음식문화·교육·생활 편리성 주목

지난 2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47회 주택 및 콘도 엑스포'에서 예비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판매업체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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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도연 기자 = 세계 부유층이 태국 수도 방콕에 몰려들고 있다.

방콕이 두바이나 싱가포르에 이어 새로운 '억만장자의 거리'로 주목받고 있다고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동남아시아의 온난한 기후와 풍부한 음식 문화가 생활거점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고, 독일 포르쉐와 프랑스 바카라 등이 고급 아파트 건설에 잇따라 나서면서 중국이나 서구 자산가들의 이주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부유층 투자 컨설팅 기업 '헨리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2024년 태국으로 이주한 순자산 100만 달러(약 14억6550만 원) 이상의 부유층 수는 약 300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아랍에미리트(UAE, 6700명), 미국(3800명)에 못 미치지만, 증가율은 세계 최대다.

헨리앤드파트너스의 앤드류 아모일 대표는 "방콕으로 향하는 부유층의 움직임은 2025년에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생활의 편리성은 물론 교육제도가 주된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방콕 주변에는 150개가 넘는 국제학교가 있고, 매년 10% 이상 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방콕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3240만 명으로 세계 주요 도시 중 가장 많았는데, 관광을 계기로 이주를 결심하는 부유층도 적지 않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방콕 시내에는 이런 수요를 겨냥한 고급 맨션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방콕의 번화가 스쿰윗 거리 한복판에서는 독일 명차 브랜드 포르쉐의 이름을 내건 초고급 맨션 건설이 진행 중이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이 맨션은 총 22세대로 평균 가격이 1500만 달러(약 220억 원)이며, 최고가는 4000만 달러(약 590억 원)로 태국 주택 분양 사상 최고가가 될 전망이다.

포르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미국 마이애미에 이어 아시아 최초의 맨션 개발지로 방콕을 택했다. 도쿄와 상하이도 후보지로 검토됐지만, 고가 부동산 수요와 함께 도심 핵심 지역 확보 용이성, 비교적 낮은 건설 비용 등이 포르쉐가 방콕을 선택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프랑스 바카라는 태국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와 손잡고, 자사가 디자인한 고급 주택 개발을 추진 중이다. 4채로 한정해 가격은 48억 엔(약 471억 원)이다. 고급 호텔 브랜드 '아만'도 2023년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다이 힐스'에 이어 방콕 도심에 고급 맨션을 건설 중이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CBRE 타일랜드의 아티타야 대표는 "두바이는 투자용 부동산으로 인기가 높지만, 방콕은 실거주 수요가 크다"고 분석했다.

태국 왕실 역시 고급 부동산 개발을 적극 지원하며 부유층 유치에 나서고 있다. 방콕 중심부의 일등지를 다수 보유한 태국 왕실은 태국 최대의 '지주'로 평가받는다. 왕실재산관리국은 산하에 부동산 개발 회사를 두고, 유럽 고급 호텔 브랜드와 협업해 고급 맨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민간 최대 투자 프로젝트인 '원 방콕'과 전통 명문 호텔 '두짓타니 방콕' 재개발에도 왕실 소유 토지가 활용됐다.

태국 정부 주택은행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4년 1~9월 태국 내 외국인 부동산 구매 건수는 1만1036건이었다. 이 중 약 40%는 중국인이었다. 중국 내 경기 둔화와 당국의 규제 강화로 인해 해외로 떠나는 부유층이 증가하는 가운데, 방콕은 그들의 주요 거처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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