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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폐쇄' VOA 기자들, 美행정부에 소송…"언론 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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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명 대부분 휴직 처리…"부당 중단…복원 명령 내려 달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의소리(VOA) 건물./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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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선미 기자 =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VOA) 기자들과 언론 단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뉴욕 남부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VOA를 비롯한 여타 미국 정부 지원 뉴스 기관의 폐쇄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VOA를 비롯해 자유아시아방송(RFA), 자유유럽방송(RFE) 등을 거느린 정부 기관 미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기능과 인력을 최소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VOA의 경우 1300명 직원 대부분이 휴직 처리되며 사실상 폐쇄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VOA 소속 기자 6명(전 백악관 지국장을 포함)은 지난 21일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는 국경 없는 기자회를 비롯해 언론 노동 단체 4곳도 참여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정부 지원을 받는 언론 기관을 불법적으로 폐쇄했다고 주장하며,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뉴스 보도를 제공해온 매체의 운영을 부당하게 중단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방 법원의 VOA 복원 명령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기관을 해체함으로써 수정헌법 제1조(언론의 자유)를 위반했고, 헌법이 부여한 권한을 넘어섰다고 주장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이들은 USAGM은 의회가 창설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이 기관에 대한 권한은 의회에만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소장을 통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객관적인 뉴스의 중요한 공급원이 사라졌고, 그 자리를 검열된 국가 운영 언론이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VOA 기자들에게 일어난 일은 단순한 언론 탄압이 아니다"라며 "이는 정부가 저널리즘 자체를 중단시키는 것으로, 기사가 제작되기도 전에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사전 검열(prior restraint)'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VOA 및 그 자매 네트워크를 해체한 결정이 연방법을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법적 방화벽(statutory firewall)"으로 알려진 연방법을 근거로 들며, 해당 법률은 미국 USAGM 국장이 산하 뉴스 기관들의 전문적 독립성과 진실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은 USAGM 해체로 1200명 이상의 기자, 편집자, 엔지니어 및 기타 직원들이 사실상 공공 서비스를 수행하지 못하는 등 임무 수행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소장에 적시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USAGM의 뉴스 네트워크를 중단하면서 생긴 공백은, 세계적으로 선전 매체(propagandists)들이 차지하게 됐으며, 이들은 글로벌 방송을 독점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VOA 폐쇄 등이 담긴 지난 14일 행정명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목표와 맞지 않는 VOA를 겨냥한 조치라는 주장도 소장에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부터 VOA에 대해 강한 비판을 이어왔다.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VOA의 코로나19 팬데믹 보도를 문제 삼으며, 중국 정부의 선전을 퍼뜨린다고 비판했다. VOA를 "소련의 목소리(Voice of the Soviet Union)"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막바지에 USAGM 국장을 자신에 우호적인 인사로 임명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가 시작된 이후에도 VOA와 USAGM 산하 매체들을 폐쇄하려고 했다.

미국의 보수 정치인이자 전직 뉴스 앵커인 캐리 레이크는 성명을 통해 VOA를 강하게 비판했다.

레이크는 "VOA는 종종 미국의 적국들이 내세우는 주장과 동일한 논조를 반복하는 콘텐츠를 생산한다"고 지적했다.

1942년 나치 선전선동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가 설립한 VOA는 49개 언어로 방송하는 국제 뉴스 기관이다. VOA와 자매 네트워크들은 언론의 자유가 제한된 국가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소프트 외교'의 역할을 수행해 온 것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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