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음식점 앞에 메뉴 안내문이 놓여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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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식 물가가 역대급 고공 행진을 펼치고 있다. 외식 물가는 이미 12년 연속 전체 소비자물가를 웃돌았는데,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해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심지어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서울 김치찌개 백반 가격도 2월 기준 8500원으로 한 달 새 약 3% 올랐다.
이런 가운데 국내 외식 물가에서 식재료비·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자영업자들의 허리를 더욱 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식재료와 인건비 비중이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최근 자영업계와 배달업체 간 갈등이 일고 있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수수료는 외식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글로벌 회계법인 베이커틸리의 조사와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외식업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재료비(40.4%)였다. 그다음은 인건비로 29.4%를 차지했다. 이 같은 식재료비와 인건비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2.9%포인트, 0.1%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두 요소의 비중이 65%를 넘으면 사업자가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본다. 국내에서 먹는 장사로 이윤을 내기가 어려운 이유다.
이 같은 수치는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 예컨대 미국에서 식재료비·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9.1%였다.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10.7%포인트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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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식재료비에서 차이가 벌어졌는데 국내는 40.4%인 반면 미국은 28.7%였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2023년 2분기 외식 산업 인사이트 리포트에서도 메뉴 가격 인상의 주원인은 식재료 비용 상승(90.35%)이라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
인건비도 부담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의 최저임금은 올해 기준 1만30원으로 5년 전보다 16% 올랐다. 미국 연방 최저임금 7.25달러(약 1만542원), 일본 1055엔(약 1만263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희찬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부 명예교수는 "외식업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식업 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식재료비·인건비 상승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식재료비와 인건비 다음으로 비중이 큰 항목은 임차료와 세금으로 각각 8.7%, 5.6%였다. 이어 기타(카드 수수료·배달 앱 중개 수수료·프랜차이즈 가맹 관련 비용 등)가 7%였다. 이 중 최근 자영업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배달 앱 수수료는 외식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식재료비와 인건비 등에 비해 배달 앱 수수료가 전체 외식업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낮기 때문에 외식업 물가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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