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암 예방의 날'을 맞아, 종양내과 심선진 교수(가천대 길병원)의 조언을 토대로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 4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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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효과 입증된 십자화과 채소, '브로콜리'
항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브로콜리는 국립암연구소가 뽑은 암 예방 식품 중 하나다. 브로콜리에는 설포라판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설포라판이 암 유발 물질의 활동을 억제하거나 해독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017년 '영양 생화학저널'에 게재된 미국 오레곤주립대학교 연구팀 자료에 따르면, 설포라판이 각종 암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인 'lncRNAs(long non-coding RNAs)'의 발현을 줄여 암을 예방하고 암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선진 교수는 "브로콜리를 포함한 십자화과 채소의 암 예방 효과는, 이들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설포라판과 인돌-3-카비놀 같은 항암 성분 때문으로 보인다"며, "십자화과 채소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해 발암 물질이 장에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도와,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토마토는 항산화 식품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과일이다. 토마토에는 비타민 C, 칼륨,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Lycopene)'을 함유해 노화 방지 및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라이코펜은 암 예방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일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를 통해 발표된 이스파한대학 연구팀 자료에 따르면, 토마토에 함유된 라이코펜은 암 발생 위험을 최대 11%, 암 사망 위험은 최대 24%까지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이코펜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비정상 세포가 스스로 죽는 세포 자멸(apoptosis) 과정을 유도한다. 또한 만성 염증은 암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 라이코펜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줄여 염증 유발 경로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효식품의 대표주자, 항암 성분 풍부한 '청국장'
청국장은 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한국의 전통 음식으로, 유익균이 풍부해 장 건강 개선에 효과적이며 항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소개된 차의과학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청국장 추출물은 위암 발암물질에 대한 돌연변이 억제율이 최대 66%였으며, 결장암 세포 억제율이 76%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낫또보다 훨씬 높은 억제율이었다.
심선진 교수는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체내 에스트로겐 조절을 통한 유방암, 자궁암, 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트로겐이 과다하면 이소플라본이 수용체에 결합하여 과잉 분비를 억제하고, 부족할 경우 약한 에스트로겐 역할을 하여 균형을 유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청국장은 발효 식품으로,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켜 대장암 예방 및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면서 "생청국장은 유익균이 풍부하지만, 장시간 가열 시 유산균 파괴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여성에게 좋은 과일로 알려진 석류는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엘라그산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암세포의 무분별한 증식을 막는 효과가 있다. 지난 1월 국제학술지 '식품 과학 및 영양(Food Science & Nutrition)'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석류는 전립선암, 방광암, 유방암, 피부암, 폐암 등 최소 6가지 암의 예방과 치료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석류는 암세포의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는 데 효과를 보인다"라면서 "석류와 함께 각종 채소를 식단에 포함하면 암 발병률을 20% 이상 낮출 수 있다"라고 전했다.
석류 추출물은 암세포의 성장 주기를 방해하고, 세포 자멸 과정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석류에 함유된 엘라그산(Ellagic acid)과 푸닉산(Punicic acid)은 암세포의 혈관 신생과 전이를 억제해, 암이 다른 부위로 퍼지는 것을 막고 종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엘라그산은 천연 폴리페놀 화합물의 일종으로 석류, 딸기, 라즈베리, 호두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푸닉산은 석류에만 있는 희귀 지방산이다. 심선진 교수는 "석류에 들어있는 유효 성분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석류즙 또는 씨앗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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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예방 식단, 핵심은 '다양성과 균형'
위와 같은 식품들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 강화 효과로 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한두 가지 식품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암 예방을 위해서는 붉은 육류는 1회에 1인분,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도록 섭취하고 햄이나 소시지 등의 가공육 섭취는 가급적 피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한 도정이나 가공이 덜 된 잡곡류 위주로 먹고, 조리 시 소금, 간장의 사용을 줄여 짠 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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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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