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내각에 의해 해임이 결정된 국내 정보기관 수장 ‘신베트’ 로넨 바르 국장.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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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1일(현지 시간)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의 수장 로넨 바르 국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바르 국장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으로 발발한 ‘가자전쟁’의 책임이 네타냐후 내각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와 측근들이 카타르로부터 홍보비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카타르 게이트’ 의혹도 수사해왔다. 바르 국장에 대한 해임이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 생명 연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날 오전 네타냐후 내각은 만장일치로 바르 국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내각은 바르 국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네타냐후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며 “로넨 바르 국장은 다음달 10일 또는 후임 국장이 임명되면 신베트 수장을 그만둘 것이다”라고 밝혔다. 내각이 국내 보안 기관 수장을 해임한 건 이스라엘 역사상 처음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20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연설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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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 국장은 가자전쟁 발발 이후부터 네타냐후 총리와 책임 소재 공방을 벌여왔다. 신베트는 5일 카타르가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수 있다는 보고를 네타냐후 내각이 수차례 무시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신베트는 2012년과 2018년 네타냐후 총리와 측근들이 홍보비 명목으로 카타르에게 총 6500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카타르 게이트 의혹도 수사하고 있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바르 국장에 대해 “조직을 재건하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가자 전쟁 이후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그의 외교 방식은 공격적이지 않다” 등의 이유를 들어 해임하고자 했다. 이에 바르 국장은 “나를 해임하려는 시도는 신베트가 현재 조사하고 있는 심각한 사건들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해왔다.
바르 국장 해임으로 이스라엘 사회가 더욱 분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바르 국장 해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강경 진압으로 대응했다.
2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건물 잔해 더미 속에서 구조된 생후 25일 된 아이. 아이의 부모와 형제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의해 사망했다. 칸유니스=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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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18일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현재까지 5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어린이는 183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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