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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판사들, 가처분 그만!"…트럼프 법원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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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대법원장 향해 "가처분 제한" 요구…'좌표' 찍은 로펌, 백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교육부를 사실상 해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고 있다. 2025.03.21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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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부 결정을 저지하는 연방법원 판사들의 가처분 명령 권한을 제한해 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사법부 권한을 침해한다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법원과의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급진 좌파들의 불법적인 전국적 가처분 명령은 우리나라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에게 "당장 전국적인 가처분 명령을 중단하라"고 적었다.

연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다양한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100건의 소송을 심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자동 출생 시민권 제한, 이민자 추방, 국제개발처(USAID) 등 정부 조직 폐쇄, 환경단체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 중단, 성전환 군인의 군복무 제한 등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몇몇 결정이 연방법원 판사들의 가처분 결정으로 정지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연방법원 판사들을 향해 "미치광이(Lunatics)" 등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고, "판사들은 8000만표를 얻지 않고도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려 한다"고 비난했다. 또 "급진적이고 당파적인 판사들이 정의의 길을 가로막는다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우리의 높은 포부는 이뤄질 수 없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원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8일 연방 판사가 '적성국 국민법'을 동원한 불법 이민자 추방의 일시 중지를 명령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적 좌파 미치광이인 판사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 탄핵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사법부를 공격하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판사) 탄핵은 사법부 결정에 대한 이견에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것이 지난 200년간 입증돼 왔다"며 "그 목적을 위해서라면 일반적인 항소 절차가 존재한다"라고 꼬집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과거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임명돼 9명의 연방대법관 중에서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원뿐만 아니라 로펌도 공격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사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최대 로펌 중 하나인 '폴 와이스' 직원들의 정부 보안 허가를 취소하고 연방정부 건물 접근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폴 와이스는 바로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브래드 카프 폴 와이스 회장이 파트너 변호사였던 마크 포메란츠의 잘못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메란츠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나는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검사로 일하면서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메란츠 변호사는 과거 뉴욕 맨해튼검찰의 검사로 재직하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포르노 여배우에게 '성 추문 입막음' 대가로 13만달러를 지급한 사건을 형사 기소한 인물이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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