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남·하남 삼분된 위례서 송파구 단지만 허가구역
투기과열·조정대상지역 규제는 여전⋯거래량도 더 적어
20일 방문한 위례신도시에서 만난 A공인중개사는 현장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발표에 놀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는 그는 정부 결정을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위례신도시 전경. 중앙 광장을 기준으로 왼쪽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 오른쪽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이다.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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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각 단지의 주소지가 서울 송파구와 성남시, 하남시로 나뉜다. 그러다보니 각 지역 경계 위례중앙광장을 따라 걷다 보면 현주소를 알 수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부가 지난 19일 송파구 전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같은 위례신도시에서도 일부 단지만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길 하나 차이로 규제가 적용된 단지와 규제에서 자유로운 단지가 나뉘는 것이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이미 송파구 소속 단지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추가 규제가 적용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장지동을 포함한 송파구 전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묶여 있어 이전부터 성남과 하남 소속 단지 대비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위례신도시 지도. [사진=네이버 지도 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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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무주택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낮아져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또한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해 2년 실거주해야 한다.
거래량도 크게 다르다. 송파더센트레(1139가구)는 올해 4건만 거래됐고 위례신도시송파푸르지오(549가구)는 단 한 건 거래됐다. 1810가구 규모로 지역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은 3건 거래에 그쳤다.
이에비해 성남에 속하는 위례센트럴자이(1413가구)는 같은 기간 19건, 하남 위례신도시신안인스빌아스트로(694가구)는 6건 거래됐다.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같은 위례에서 송파구 단지 집주인만 대출을 받거나 세금을 낼 때 불이익을 받는데 왜 이번에도 송파구만 규제가 추가되나"라며 "토허제를 적용하기 전 이런 문제를 생각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 단지 전경.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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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흥분 속에서 24일부터 적용되는 토허제 대비에 나서는 모습도 포착된다. 일부 집주인은 매물을 거둔 후 상황을 지켜보거나 집값을 낮춰 매도에 나서고 있다.
송파더센트레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C씨는 "토허제 지정 발표 후 하루밖에 안돼 큰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예전에는 절대 가격을 낮추지 않겠다는 집주인들이 이젠 매수자가 나오면 가격 조정 의사가 있다고 연락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위례24단지꿈에그린 단지 전경. 2025.03.20 [사진=이수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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