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발표 직후 규제 지역 가보니
잠실 엘리트 단지, 시행 전 갭투자 문의 빗발
'토허제 확대지정' 반포·용산도 호가 떨어져
"시장 못 읽는 정책…집값 상승 자극제될 것"
20일 송파구 잠실동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사진=최영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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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은 발등 불…이번 주말까지 갭투자 몰릴 것”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19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한 후 매수, 매도자들이 모두 혼란에 빠졌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한 달 전만 해도 토허구역 해제로 갭투자가 가능해져 집주인들은 호가를 4억원까지 올렸으나 이제 상황이 뒤집혔다”며 “오늘도 집주인들로부터 가격을 내릴 테니 빨리 팔아달라는 연락이 왔다. 그러나 매수자 입장에선 관망하려는 분위기가 강해 계약으로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잠실동의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에서는 토허구역 재지정 하루 만에 1억~2억원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 지역은 지난달 토허제 해제로 수혜를 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대표지역으로 지난달 토허구역 해제 이후 호가가 3억~4억원씩 치솟았지만 토허구역 재지정 발표에 호가가 낮춰지는 데다 매수 심리도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전용면적 84㎡에서 지난달 말 신고가인 30억원을 찍었던 잠실동 잠실엘스의 전용 84㎡ 호가는 현재 27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전경. (사진=최영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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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송파구 잠실동 대단지 잠실레이크팰리스 전경. (사진=최영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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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구역 확대 지정기간이 시행되는 오는 24일 전까지는 거래가 늘다가 당분간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 전망이다. 송파구의 아파트 매물은 19일 하루 만에 120건이 늘어났으며 강남구(100건), 서초구(90건), 용산구(30건)도 매물이 늘었다.
20일 서초구 반포동 반도미도아파트 전경. (사진=최영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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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정책에 풍선효과 우려…집값 상승은 지속”
전문가들도 이번 토허제 재지정이 악수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규제를 피한 다른 지역으로 갭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부동산팀 수석은 “토허구역 확대지정에 따라 거래량은 다소 줄어들겠으나 가격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몰려있는 지역인 강남 3구와 용산에 대한 수요는 토허구역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토허제 해제 후 한 달 만에 다시 규제를 강화한 것은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7월 예정된 DSR 3단계 규제, 금리 인하 가능성, 정치적 변수 등과 맞물려 시장 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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