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유색 폐페트병으로 식품용기 제조
대기업 중 유일하게 물리적 재활용 사업 진출
2030년까지 재활용 원료 비율 30%로 확대해야
"인센티브·패널티 모두 필요..中그린워싱 우려"
삼양에코테크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투명 폐페트병 뿐만 아니라 유색 폐페트병을 활용한 재활용 페트칩(R-Chip)으로도 식품 용기를 제조할 수 있는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국내 기업 최초다.
기존에는 별도로 수거된 투명 폐페트병만이 식품 용기용 재생 원료로 인정됐지만, 전체 수거량의 약 7%에 불과해 재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실제 사용된 폐플라스틱 비율도 지난해 1%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식품용기용 재생원료의 기준을 투명 폐페트병에서 혼합 폐페트병으로 확대했다.
30여 단계 공정 거쳐 고순도 재활용칩 생산
서울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한켠에 자리잡은 거대한 박스 형태의 압축된 폐페트병들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은 쓰레기에 불과한 이 볼품없는 페트병들은 선별, 세척 등 30여 단계의 정밀한 공정을 거쳐 재활용 원료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삼양에코테크의 재활용 페트칩 생산공장(사진=삼양에코테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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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작업이 자동화로 이뤄졌다. 거대한 전자석이 알루미늄 캔을 분리하고, 11대의 광학선별기가 투명·유색·맥주 페트병을 분류한다. 80도 고온의 물과 함께 회전하는 드럼통에서는 라벨과 접착제가 자연스럽게 제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재활용칩의 성능도 우수하다. 일반적으로 버진(Virgin)칩 대비 물리적 재활용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은 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호 삼양에코테크 대표는 “물성평가 결과 아셉틱 음료나 생수의 경우 100% 재활용 칩을 써도 사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활용 원료가 10% 섞인 페트병와 버진 칩으로 만들어진 페트병을 육안으로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삼양에코테크에서 생산하는 페트 플레이크(사진=삼양에코테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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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진출 유일..“中그린워싱 제품 유입 제한해야”
삼양에코테크는 연간 4만9680톤의 폐페트병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시화공장에는 연간 3만2000톤, 재활용 페트칩은 2만2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앞으로 재활용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 이용목표율을 기존 3%에서 10%로 상향했으며, 2030년까지 이를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의무사용 대상자를 연간 1000톤 이상 최종 제품 생산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활용 페트칩의 비율별 페트병(사진=삼양에코테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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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센티브와 규제 강화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재활용칩의 가격은 버진칩보다 1.5배 비싸다. 이에 따라 재활용칩 사용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의무 사용을 어길 시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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