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공략 전초기지될듯…국내 이커머스업계도 긴장
중국산 초저가 상품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활용한 배송경쟁력까지 갖추면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경기도 내 한 대형 물류센터의 장기 임차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 물류센터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등 주요 공항·항만은 물론 서울과도 가까운 탁월한 입지가 장점으로 꼽힌다.
물류센터 운영은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맡기로 했다.
이후에는 공개 입찰 또는 수의 계약 방식으로 국내 물류업체와 배송 계약을 진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무는 물류센터 내에 한국 사업을 총괄 관리할 사무실을 두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중국계 이커머스(C커머스) 플랫폼이 한국에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것은 처음이다.
테무는 지난 2023년 8월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했다. 2019년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한 다른 중국계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보다 약 4년 늦었다. 하지만 물류센터 부문은 한발 앞서며 훨씬 무게감 있게 한국 시장에 접근해오는 양상이다.
테무의 수도권 물류센터는 한국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초저가 직접구매(직구) 물품의 배송 기간도 대폭 단축된다. 한국에서 수요가 높은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보관하면 1∼2일 이내에 배송이 가능하다. 물류센터와 가까운 수도권은 당일 배송도 어렵지 않다.
한국 판매자 상품도 기존의 이커머스 업체와 빠른 배송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초저가 중국산 상품군에 한국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한 빠른 배송 서비스까지 갖추면 경쟁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테무가 이처럼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테무는 지난 2018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PDD홀딩스의 자회사다.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2022년 9월 미국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했다. 주력 시장도 미국이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에도 상품을 팔지만, 미국이 주력 시장인 만큼 그외 지역에선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242조원대로 중국,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 5위권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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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은 전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가파른 데다 비슷한 규모의 여러 업체가 경쟁하기보다 쿠팡이라는 절대 강자가 시장을 평정한 구도여서 한번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무의 한국 시장 직진출 전략은 알리익스프레스와도 다소 결이 다르다.
국내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테무가 한국어 판매사이트를 개설한 지 2년도 채 안 돼 물류센터 확보를 위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단순히 간을 보는 차원을 넘어 한국 이커머스 사업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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