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최대폭 하락…신용등급 강등설·재무장관 해임설에 '휘청'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이 신용등급 강등설 등 루머에 크게 위축되며 '검은 화요일'을 보냈다.
18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자카르타 종합지수(JCI)는 이날 장중 7% 넘게 폭락했다. JCI가 장중 7% 넘게 하락한 것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은 JCI 기준 하락 폭이 5%를 넘어가면 30분간 일시 중단된다.
다만 오후 들어 낙폭을 회복해 전날 종가 대비 3.84% 하락한 6천223.39에 마감했다.
물야니 장관은 조코 위도도 정부에서부터 재무부 장관을 맡으면서 엄격한 재정 정책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지켜왔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인 르바란 연휴를 앞두고 명절 성과급을 주기 어려운 기업들이 대거 근로자를 해고하고, 일부는 유동성 위기에 빠지고 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에 대통령실이 나서 물야니 장관이 사퇴하는 일은 없다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인도네시아 경제가 부진할 것이란 우려와 함께 새 정부 들어 각종 인프라 예산을 축소하는 등 경제 정책에 불안을 느끼며 금융시장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프라보워 대통령은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며 예산 구조조정을 지시했고, 재무부는 무상급식 예산을 늘리는 대신 중앙·지방 정부 예산에서 306조7천억 루피아(약 27조5천억원) 규모의 재정 지출을 줄이기로 해 인프라 사업을 비롯해 각종 정부 예산이 줄줄이 삭감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국유 기업들을 관리한다며 새 국부펀드 다난타라를 출범시킨 것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다난타라는 JCI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국영기업들을 관리하게 되는데 정부 입김이 이들 기업에 과도하게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 이탈을 낳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9월 7천900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JCI는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금은 6천선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에서 16억5천만 달러(약 2조4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환율 역시 크게 오르면서 달러 대비 루피아 가치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신창근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고 불확실성이 사라져야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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