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이어 시민 후원으로 만들어져”
“‘초혼’ 개봉 만감 교차...결국 사람 이야기”
“‘초혼’ 개봉 만감 교차...결국 사람 이야기”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초혼’ 개봉을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커넥트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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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기적으로 만들어진 영화 ‘초혼’으로 극장가를 찾았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초혼, 다시 부르는 노래’(이하 초혼)는 1992년, 삼형공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파업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뜨거운 함성을 외쳤던 노래패 들꽃소리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귀향’으로 358만 관객을 동원한 조정래 감독의 신작이다. 故 이내창 이철규 김귀정 열사와 故 김경호 위원장 등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들을 되살려냈다. 이번 작품 역시 제작 전 두레펀딩을 진행해 시민들의 투자를 통해 제작됐다.
조 감독은 ‘초혼’을 만든 이유를 묻자 “제가 92학번인데, 대학교 들어와서 광주 민주항쟁을 알게 됐다. 1994년에 망월동에서 故 이내창 열사 참배하면서 많이 울었고 언젠가 영화 속에 부활시키고 싶었다. 알던 분은 아닌데, 저도 이유를 모를 만큼 너무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프더라. 젊은 청춘이 의문사로 그렇게 사라진 것에 서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오래 마음에 남아 있었고 세월히 흘러 그분들을 영화 속에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처음 시놉시스가 나왔을 때 주변에서 다들 ‘너는 왜 이렇게 마이너한 걸 만드냐’고 했다. 노동자의 삶, 노래패 등의 지금 시대에 통하겠냐고 묻더라. 하지만 제겐 메이저였다. 이번 영화도 ‘귀향’처럼 후원을 받아 제작됐는데 촬영 중에도 많은 분이 응원을 보내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초혼’은 대전과 부천 등에서 두 달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공장과 대학교 섭외도 쉽지 않았지만, 열정 가득한 배우들과 스태프 덕에 완성될 수 있었다.
그는 “촬영은 20회차로 진행됐다. 촬영 장소도 물색하는데 힘들었다. 여러 곳에서 거절당하기도 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자기 영화라는 마음으로 함께해줬다. 정말 미안할정도로 한 컷, 한 컷 열정적으로 열심히 해줘서 감동”이라며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도 같이 짐을 나르고 끈끈했다. 진짜 후반 작업 감독님들도 혼을 갈아서 함께해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전작 ‘광대: 소리꾼’에 이어 함께한 배우 박철민과 김동완에 대해 “박철민은 숙고 끝에 함께해줬다. 이전 작품에는 애드리브도 많이 해줬는데 이번엔 대본에 있는 걸 그대로 표현해줬고 극의 무게를 잡아줬다. 김동완은 적은 분량에도 흔쾌히 함께해줬다. 영화 속에는 서울말 버전이 담겼지만, 사투리 연기도 했는데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시간상 편집된 신도 있는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조정래 감독이 ‘초혼’의 배우, 스태프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사진|커넥트픽쳐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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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는 ‘사계’, ‘오월의 노래’, ‘그날이 오면’, ‘임을 위한 행진곡’, ‘나의 친구야’, ‘우산’, ‘전노협진군가’ 등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민중가요가 등장한다. 영화만을 위한 오리지널 곡 ‘들꽃처럼’ ‘꿈꾸는 고래’도 담겼다.
이에 그는 “제가 좋아하는 민중가요 중 최대한 상황에 맞게 배치했다”며 “민중가요가 전투적이고 강렬한 곡도 많지만, 그 음악 자체로 좋은 대중성 있는 곡들도 많다.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도 사실은 민중가요에서 부터 시작됐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초혼’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위기라는 생각이 들더라.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이 죽는 것에 둔감해지고 있고 양극화로 가고 있다. 폭력이 정당화되기도 하더라. 그래서 우리가 지금 뭔가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는지 되새겨볼 수 있길 바랐다.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초혼’은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에요. 당연한 걸 이야기하는 영화예요.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 평화롭게 살아가자는 이야기죠. 양심적인, 우리 본연의 모습을 기억해내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차기작은 음식과 식당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를 구상하고 있고, 홋카이도에 강제징용된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어요. 어떤 게 먼저 나올지 모르지만 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결국 모든 이야기는 사람의 이야기자 나에 대한 이야기죠. 사람 한 명, 한 명의 가치가 없어지는 시대에 우리 모두 초심을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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