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선고가 이르면 오는 21일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승민·한동훈·안철수 등 국민의힘 내 탄핵 찬성파 대권 주자들이 정치·종교계 원로를 예방하는 등 일제히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며 '승복', '통합' 메시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반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등 탄핵 반대파 주자들은 공개일정을 최소화하며 자제 분위기를 형성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7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은 불가피하다", "헌법의 결정은 최종적"이라며 탄핵 찬성 입장을 견고히 하면서도 "탄핵 찬성, 반대를 가지고 보수가 분열하고 국민의힘이라는 보수 정당이 분열하는 것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유리하게 해주는 데 불과하다"고 말했다. 탄핵 인용 결과를 전망하며 그에 대한 보수진영의 승복을 촉구하면서도, 조기 대선 대응을 위한 진영 내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이어서도 "탄핵의 강을 건넌다는 게 참 쉽지 않다"며 "우리 내부에서 서로 인정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그런 변화, 그런 노력, 이런 걸 해야 된다"고 했다. 탄핵반대 당론을 견지해 유 전 의원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지도부를 향해서도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의 공식 입장이다'라고 하면서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더라도 승복하겠다' 이렇게 한 것은 두 분이 잘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더 중요한 인물은 윤석열 대통령의 승복"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당은 윤 대통령의 승복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용산에서 판단할 일"(권성동 원내대표)이라고 선을 긋고 있는데, 이와는 상반되게 윤 대통령 본인을 직접 겨냥한 것.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기각이 나도 승복하겠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인용이 나도 승복하겠다', 그 이후에 '제발 분열과 갈등을 그만하고 우리 통합하자' 이런 메시지를 내는 게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자료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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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탄핵 찬성파 진영의 한동훈 전 대표 또한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예방해 비슷한 메시지를 냈다. 이 자리에서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 "어떤 결론이 나든 지도자들이 국론을 화합시키려는 노력을 해줘야 한다"며 역시 승복과 통합을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한 직후에도 기자들에게 "헌재가 헌법과 헌법정신에 맞는 결정 내릴 것"이라는 등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승복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대선 행보를 이어간 안철수 의원도 이 자리에서 "지금 사실 국론이 굉장히 분열되고 정국이 혼란해서 이러다가 정말 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하실 때 절반이 넘는 의원을 가진 다수의 당인데도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서 소수당도 우대하면서 국민통합을 유지했지 않나"라고 말하는 등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다.
안 의원은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장 현안이 헌법재판소의 판결인데, 판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여야가 다 승복을 하는 것이 국가 지도자의 수준에 있는 분들이 다 승복하겠다고 해야지 국민들도 거기에 따라서 안심하고 격한 충돌 사태가 없을 것"이라며 헌재 판결에 대한 승복을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좀 더 명확하게 (승복의) 뜻을 말씀을 해주시면 만에 하나 그런 (충돌 등) 불행한 사태가 없을 수 있겠다"고 승복 선언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 대구 동산병원 및 경북대 방문, 13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 등 지역행보는 물론 같은 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다른 탄핵 찬성파 의원들과 함께 대선 행보에 매진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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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친윤'(親윤석열) 행보를 핵심 정체성으로 동원해온 탄핵 반대파 주자들은 탄핵심판이 선고될 때 까지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숨을 고르는 풍경이다. 최근 본인 SNS를 통해 출간 소식을 알렸던 홍준표 대구 시장은 당초 21일로 예정됐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의 출간일을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연기했다.
노동·개헌 등을 주제로 한 국회 공식토론회에 참석하고,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대선행보를 이어오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또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공식일정을 최소화, 부처 업무만을 소화하며 자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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