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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기자수첩] ESG와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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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매일 아침마다 당신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살아있는 개구리를 먹는 것이라면, 당신은 그것을 먹고 난 뒤 하루종일 그것보다 더욱 나쁜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비즈니스 컨설턴트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대표작 '개구리를 먹어라'라는 책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할 때 개구리를 먹어야 하는 것과 비견될 정도로 하기싫은 것들을 가장 먼저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하기싫은 일을 피하고 미루게 된다면 삶을 선순환으로 바꾸기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된 이후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정책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글로벌 의제가 아닌 미국 국익을 강조하며 관세정책을 내밀자, 경기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ESG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까지 기후공시 규정이 필요하다고 옹호하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공시 의무하에 반대하는 소송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때와 달리 법정대응을 하지 않았다. 마크 우예다 SEC 대행은 "현행 규정으로도 재무적으로 중요한 기후 위험은 이미 공시가 가능하다"며 "새 규정은 불필요하게 과도한 정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ESG 정책을 주도해 온 유럽연합(EU)도 속도조절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의 적용 범위를 대폭 완화했다. CSDDD는 기업공급망 내 ESG 위반여부를 감시하는 규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난감해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주요국 동향을 참고해 ESG 공시기준과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기후위기를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일 순 있지만 국제적인 흐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후변화가 국제적으로 확대되고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속도는 더디더라도 국제적으로는 ESG를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란 의미다.

ESG 공시기준은 지금 상황에서 어려운 것이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트럼프 정부에 따라 반 ESG 흐름을 따라가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점점 소외되고 국내 주식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장에는 반 ESG가 쉽겠지만, 어렵더라도 지금 ESG를 내재화 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전화위복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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