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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트럼프 입 때문에 "미국 가기 싫다"…93조 타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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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조사기관, 美 관광 9% 증가→5% 감소

캐나다 美여행은 15%↓ 전망

"관세·러 우호에 서유럽도 美 발길 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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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과 위협적인 발언에 미국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미국 여행 업계가 올해 약 93조원에 달하는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고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여행조사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으로의 국제 여행이 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한 손실은 약 640억달러(약 92조8704억원)로 추산됐다. 이 기관은 당초 올해 미국 여행이 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월 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해 추정치를 수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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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삭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 사장은 "우리의 전망에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관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과 거만한 어조 때문에 훨씬 약한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제무역청(ITA) 통계를 보면 2월 미국을 방문한 해외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지역별로 아프리카 9%, 아시아 7%, 중앙아메리카 6% 등이 많이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대상인 중국발 여행객이 11% 줄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도 국제 관광이 급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도 관광 둔화로 인한 미실현 수익이 약 200억달러에 달했다고 삭스 대표는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여행 금지, 관세, 이민 관련 강경 발언 영향에 멕시코, 중국, 중동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여행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캐나다 여행객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다고 발언하자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는 자국민들에게 미국으로 휴가를 가지 말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미국을 자동차로 방문한 캐나다인 수는 23%, 항공 여행을 한 캐나다인 수는 13% 줄었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올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의 여행이 1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33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미국의 해외 여행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던 서유럽에서의 여행도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EU산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 연구원들은 대(對)유럽 관세 부과와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밀착 행보가 유럽인들의 미국 관광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WP는 이 같은 미국 여행 감소 추세가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관광업계의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주 델타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아메리칸 항공 등 미국 항공사들은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 호텔 및 여행사 경영진들은 미국인들이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휴가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노동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호텔 및 레저 산업에서는 두 달간 일자리가 줄었다.

에드워드 허먼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사람들이 신중해지고 있으며 여행을 자제하고 있다"며 "무역 및 관세 문제나 거시경제 정책 변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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