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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아파트 값 이상급등엔 '집단적 불안 심리 있다' [박원갑의 집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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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처음으로 3.3㎡(평)당 3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3.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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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강남발(發) 아파트 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강남권 인접 지역을 거쳐 강북권, 수도권까지 확산하고 있다. 시장 흐름의 가장 정확한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거래량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내수경기 위축에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아파트 시장을 달아오를 게 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왜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날까? 개인적 생각으론 시장 참여자들의 집단적 불안 심리와 맞물려 있지 않나 싶다. 불안 심리가 팽배하면 시장은 펀더멘탈을 이탈해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일단 거래량부터 한번 보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계약일 집계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5138건이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째 월 3000건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제 박스권을 상향 이탈하고 있는 셈이다. 이달 말까지 집계한다면 역대 월평균치인 6000건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도 온기가 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지역 2월 아파트 거래량은 908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7148건)과 12월(6126건), 올 1월(6286건)로 최근 3개월간 6000~7000건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닥권에서 탈출하고 있다. 수도권에도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촉발된 훈풍이 어느 정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아직 수도권 아파트값 오름세는 서울처럼 두드러지게 나타나진 않는다.

바닥권에서 거래량이 터지면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싼 매물이 팔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에 확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강남발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방까지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지방은 넘치는 미분양, 지역경제 침체, 핵심 수요층인 젊은 세대의 이탈 등으로 구조적 불황 가능성이 커서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급증 현상을 수요자들의 행태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공급절벽에 대한 우려, 금리 인하와 유동성 증가,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을 앞두고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와 조급증이 작용한 결과 거래폭발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한국은행은 2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낮춘 데 이어 올해 2~3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관측된다. 광의통화인 M2도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 대비 6.9% 늘어났다. 건설업체들이 집을 짓고 있지 않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돈이 풀리고 있으니 집값이 오르지 않을까 무주택자들은 걱정한다.

여기에 하반기엔 대출 문턱까지 높아질 테니 그 이전에 집을 사자는 집단 구매심리가 생길 수 있다. 불안 심리가 큰 상황에선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서 불안 심리가 발동한다면 주택구매 무리 짓기(군집 행동) 현상으로 나타난다.

최근 들어 부동산시장은 실물경기 변수만으로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그만큼 난도가 높아진 셈이다. 단기적으로는 심리가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부동산시장에서 심리의 핵심은 불안 심리다. 부동산시장에서 가격이나 거래량의 변동은 불안 심리에 비례한다. '부동산시장은 팔 할이 심리'라고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에서 심리 비중이 큰 것은 시장의 체질 변화도 한 요인인 것 같다. 준금융상품인 아파트가 투자상품으로 바뀌다 보니 주식시장처럼 심리가 중요 변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수요자로선 과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적어도 급등한 호가대로 추격 매수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매입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는 곳을 골라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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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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