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농심∙파바∙스벅...
식품업체, 가격 인상 줄줄이
“혼란한 정국 틈타 인상 서둘러”
식품업체, 가격 인상 줄줄이
“혼란한 정국 틈타 인상 서둘러”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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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부터 라면, 빵, 과자, 커피, 호텔 뷔페까지 저가·고가 상품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환율, 유가 변동성으로 인해 최근 다시 소비자물가가 꿈틀거리는 데다 당장 외식 물가와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올라 13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외식 물가도 3% 상승했다.
14일 한국맥도날드는 오는 20일부터 20개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평균 2.3% 인상한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5월에도 16개 메뉴 가격을 100∼400원씩 올린 바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지속적인 환율 및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가격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거킹도 지난 1월 와퍼 등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맥도날드는 단품의 경우 불고기버거, 치즈버거에 한해 200원씩 인상한다. 버거 세트의 경우 대표 메뉴인 빅맥 세트를 비롯해 7종 가격을 200~300원씩 올린다. 음료·커피 메뉴에서는 드립 커피 가격을 200원 인상한다.
지난 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신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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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다른 식품업체들도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달 초 농심은 라면과 스낵 17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7.2% 인상했다. 라면 원가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팜유와 전분류, 스프 원료 등 구매비용이 증가했고, 평균 환율과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했다는 이유였다. 라면은 저소득층 소비가 많은 필수재 성격이 짙어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업체들의 가격 줄인상에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업체·외식업체들과 만나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가중된 비용 부담에 업체들은 릴레이 인상에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식품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을 당부했다.
하지만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주문이 먹혀들지 않는 모습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정부의 통제력이 강해지기 전에 가격을 서둘러 올리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누적된 경영 부담으로 인해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혼란한 정국을 틈타 인상을 서두르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제품들도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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