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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강제 노동과 낙태 벌어지는 北 수용소, 뉴욕에서 전해진 외침 “국제 사회가 나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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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뉴욕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북한 여성 인권 실태 고발 행사가 열렸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왼쪽)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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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소에는 아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 여성들이 빛도 들어오지 않는 방에 갇혀 있어야 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국제 사회에 지속적으로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하죠. 하지만 실제 북한 여성의 삶은 정말 가혹합니다.”

12일 뉴욕 주유엔 한국 대표부 1층 반기문 홀에서 미 브렌다이스대 석사 과정에 있는 탈북민 장은숙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북한 양강도 혜산에서 나고 자란 장씨는 16살이던 2013년 남한에 왔다. 중국에서 라오스를 거쳐 태국을 통해 난민 지위를 얻었다는 그는 “북한 정부에 잡혀 두 번 수용소에 갔다. 수용소가 있는 지역의 겨울 평균 온도는 영하 20~30도 사이”라면서 “얼어붙을 것 같은 날씨에 옷은 찢기고 얼굴은 혹독한 고문에 의해 멍든 젊은 여성들이 (간수에게) 성폭행당하는 일은 너무 흔했다”고 했다.

이번 주 유엔에서는 제69차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주유엔 한국 대표부는 북한의 여성 인권 실태를 고발하는 부대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내외신 기자와 국제 인권 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모여 북한 여성 인권 실태에 관심을 보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탈북민과 전문가들은 “”북한 여성들에 대한 인권 유린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그 현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국제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살몬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최근 몇 년 동안 표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는 법률을 도입했다”면서 “공개 재판과 공개 처형도 다시 시작했다”고 전했다. 특히 “국경을 통제하면서 정보 수집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고위 공무원들에 의한 무차별적인 성폭력이 횡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아담 키스 휴먼 라이트 퍼스트 선임 국장은 “북한 체제는 말 그대로 광범위한 인권 침해의 장소”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인권 침해를 조사하는 영국의 민간단체 코리아 퓨처 이현심 책임규명 담당 팀장은 “(혜산의 보위부 집결소 관련) 600여명에 가까운 생존자와 목격자 인터뷰를 통해 9000여건에 가까운 인권 침해 사례를 확인했고 1000여명에 달하는 인권 침해 가해자를 구별했다”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는 고문과 구금, 성폭력 등이 벌어지고 있으며 임산부들이 강제 노동을 해야 해 태아의 생명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탈북민인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는 화상 연결로 참석해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여성들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고 여성이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면서 “수용소는 창문도 없었고 노예처럼 신발도 없이 산다”고 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은 일반적으로 숫자와 통계만으로 알려지지만 북한으로부터 인권 유린을 당한 생존자의 목소리가 유엔과 국제사회에 울려야 한다”면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정의 구현의 시작이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계속해서 북한 정권에 상기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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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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