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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종근당, 대부업 진출…국내 제약그룹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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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홀딩스, 금융계열사 시너지 강화
“지주사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

종근당홀딩스가 국내 대표 제약그룹사 최초로 대부업에 진출했다. [종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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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종근당홀딩스가 국내 대표 제약그룹 최초로 대부업에 진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부업은 허가제가 아닌 단순 등록제로 금융산업 중에서 진입 허들이 낮은 업종으로 꼽힌다. 올해 초 오너가의 자녀들이 자산운용사 지분까지 취득하자 시장에선 종근당이 금융계열사를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종근당홀딩스는 지주회사의 투자 기능을 강화해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종근당홀딩스의 비상장 계열사인 알티우스자산관리대부는 현재 서울 서대문구 종근당 빌딩에 주소를 두고 있다. 해당 기업은 2023년 7월 금전대부·채권추심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대부업을 시작했다. 대부업도 B2B를 대상으로 하는 등 여러 분야가 있지만, 이 라이선스는 흔히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전통적 대부업 사업을 뜻한다.

알티우스자산관리대부는 지난 2023년 종근당홀딩스 반기보고서부터 포함되기 시작했다. 통상 대부업계에선 ‘○○(그룹명) 대부’와 같이 사명을 붙여 영업을 하다보니 업계에서도 종근당의 대부업 진출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제약 지주사 차원에서 대부업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로선 계열사 파이낸싱(자금 조달 및 지원) 기능을 주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에선 현재 운영 중인 부실채권(NPL) 사업을 통해 대부업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업체와 NPL 투자사들은 금융권에서 담보부 부실채권을 할인 매입한 뒤, 이를 재매각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NPL 전문가를 대표로도 영입했다. 알티우스자산관리대부의 김삼현 대표는 동화은행 입행을 시작으로 1998년 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특별채권관리 업무를 맡으며 NPL 분야에 입지를 넓혔다. 이후 모아저축은행, 코레이트자산운용을 거치며 경력을 쌓아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부업 진출이 종근당의 금융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운용사 등 금융업은 인가제가 적용돼 진입 장벽이 높지만, 대부업은 등록제로 상대적으로 진입이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OK금융도 대부업 성공을 기반으로 저축은행을 품고 금융그룹으로 성장한 바 있다.

실제 종근당홀딩스는 금융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올해 초 종근당그룹 이장한 회장의 자녀(이주원·이주경·이주아 씨)는 이오스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세 명이 각각 지분 30% 씩(3만6000주) 확보했으며,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주아 씨는 종근당 창업투자회사 CKD창업투자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경영진의 체질도 바꿨다. 지난해 3월, 종근당홀딩스는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을 지낸 최희남 SC제일은행 의장을 대표이사, CJ그룹에서 인수합병(M&A)을 총괄했던 이희재 전 CJ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또 투자 관련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하기도 했다. 다만, 대부업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가 향후 사업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종근당홀딩스 관계자는 대부업 진출에 대해 “기존 CKD창업투자가 하지 못하는 영역에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금융기업 간 시너지를 위한 목적”이라며 “연초 운용사 지분 인수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지주사 차원에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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