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왕세자, 트럼프와 친분…푸틴과도 협력·소통 이어와
“사우디, 러-우크라-트럼프 관계 지렛대…파워 중재자 부상”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고위급 대표단이 회담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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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주도로 진행된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이 최근 잇달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주최하는 데는 ‘글로벌 파워 브로커’가 되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야심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CNN은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분쟁을 중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치평론가 알리 시하비는 “특정국가 지도자가 트럼프와 푸틴 양측 모두와 이처럼 좋은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 없다”며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중요한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지역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드높인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취임한 이후, 향후 4년간 미국 기업에 1조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미국 기업에 1조달러를 투자하면 가겠다’고 말했고, 그들이 이에 동의했다”며 “그래서 나는 가게 될 것이며 그들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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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2년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원유 생산량 증대를 요구했을 때, 사우디는 러시아 편에 서서 이를 거부했다. 2023년 푸틴은 사우디를 방문했으며, 사우디에 중국·러시아 주도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우디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재자로서 존재감을 보인 것 역시 회담지로 선정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2022년 9월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중 러시아에 붙집힌 외국인 포로 10명을 석방하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2023년 5월에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전쟁 종식 논의를 위한 평화회의를 약 40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공동 주최했다.
사우디는 지난달에도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 간 회담을 주최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당시 회담 장소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모두에게 대체로 적합한 곳”이라고 평가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를 석유 부국이자 근본주의 이슬람 국가에서 벗어나,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소프트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국가로 변모시키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연합] |
사우디는 중동의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으로, 아랍권을 대표하는 ‘맏형’으로 평가된다.
분열이 심화되는 국제 사회에서 사우디의 균형 외교 전략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가들의 평가도 있다.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중동 특사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달 러시아에 억류됐던 미국인 교사 마크 포겔의 석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CNN은 장기적으로 사우디가 미국과 러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중요한 지역 현안을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협상 외에도 사우디가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 협상도 중재하려고 한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다.
세모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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