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극우 범죄 정당' 규정…이재명 "민주당 이제 제자리 돌아가는 것"
지도부 '보수정당론' 가세…김부겸 "민주당 70년 전통 혼자서 규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사엽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2.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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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도·보수 정당을 표방하고 나섰다. 정책 '우클릭'에 이어 이념 노선까지 변화를 주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 지지자와 호응하면서 강성 보수 색채가 짙어 지자 이 틈을 노려 온건 보수층으로 정치 지평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야권에선 민주진영의 공감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야당 대표가 일방적이고 즉흥적으로 공당의 정치 이념을 규정하는데 대한 반발이 일고 있다. 비명(非 이재명)계 대권주자들도 70년 전통을 가진 민주당의 정치 이념을 이재명 한 사람이 하루 아침에 규정하는데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오히려 국민의힘이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를 맡아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 채널 '새날TV'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다"라며 "실제 우리는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고,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민주당의 스펙트럼을 보수 진영까지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을 '극우 정당'으로 규정, 전통적인 정치 지형을 깨겠다는 의도다. '보수 대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극우 대 중도보수'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중도 성향 응답자의 24%가 무당층으로 집계됐다. 중도층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37%, 32%로 비등했다.
당 지도부도 힘을 보탰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 지형은 보수에 너무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극우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어서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평가된다"며 "민주당의 스탠스는 중도보수, 합리적 보수라고 할 만한 스탠스가 맞는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광명역사컨벤션웨딩홀에서 열린 비명(비이재명)계 주도의 야권 대선주자 연대 플랫폼 '희망과 대안' 포럼 창립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5.2.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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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이 대표의 진영 확장 전략은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진영 내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이어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다. 70년 자랑스런 전통을 가진 정당"이라며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며 민주당을 이끌고 지지해 온 우리 당원과 지지자의 마음이 어떻겠냐"고 비판했다.
비명계 연대 플랫폼인 희망과대안 포럼 이사장인 양기대 전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과 이 대표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총선에서 '진보 개혁'을 외치며 표를 얻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정체성을 중도·보수 정당으로 규정하는 모습을 보니 어떤 정치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당의 정체성을 무시한 채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필요할 때마다 정당의 가치를 뒤집는다면 어느 국민이 그 정당을 신뢰하겠냐"고 직격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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