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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는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독일에 큰 타격을 주겠지만 미국 경제도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요아힘 나겔 분데스방크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연설에서 "구매력 손실과 비용 증가가 미국 산업의 경쟁력 우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뛰고 뚜렷한 긴축 통화정책이 없다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의 말과 달리 관세의 결과는 미국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보호주의 정책이 미국에서도 경제활동을 눈에 띄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독일 경제는 2023∼2024년 2년 연속 역성장했습니다.
나겔 총재는 그러나 이 전망치에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강화가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 금융시장은 보편관세와 종전 협상 등 트럼프발 재료에 따라 요동치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유럽 주요국 정상들을 소집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유럽 각국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입니다.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 주가는 이날 하루 14% 넘게 뛰었습니다.
시장은 종전으로 인한 경기 부양과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안정 기대를 반영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올해 12월 예금금리 전망치를 지난주 연 1.95%에서 이날 연 2.00%로 올려잡았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통상갈등이 장기적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기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물가상승률 목표치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지만 관세 위협이 부담인 데다 프랑스와 독일 정치의 방향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0%에서 0.9% 낮췄다고 전했습니다.
TD증권의 거시경제 책임자 제임스 로시터는 "ECB가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 없이 금리를 꾸준히 내릴 수 있다"며 "트럼프 무역전쟁의 영향은 영국보다 EU에서 더 클 것이다. 이는 금리를 중립 수준 아래로 내릴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분데스방크 제공, 연합뉴스)
백운 기자 clou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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