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S에 ‘정몽준 석좌’ 설치… 17일 기념 연설
“아시아판 나토 필요” 집단 안보체제 주장
트럼프 조선 관심 표명에 “한국 큰 기여 할 수 있어”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17일 미국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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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존스홉킨스 고등국제대학원(SAIS)에 750만달러(약 108억원)를 기탁했다. SAIS는 이 기금으로 한반도 및 국제 안보 문제를 연구하는 ‘정몽준(M J Chung) 안보학 석좌교수’직을 설치해 운영하고 신진 학자도 양성할 예정이다. 워싱턴 DC의 주요 싱크탱크에 개인의 기부로 이런 자리가 생기는 건 흔하지 않다. 과거 헤리티지재단에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름을 딴 ‘정주영 펠로’란 자리가 있어 에드윈 퓰너 창립자가 이 직함을 달고 활동한 적이 있다. 재단 5층에 ‘정주영 룸’도 있는데 현대가 부자(父子)가 세계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 DC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기게 됐다. 정 이사장은 1980년대 초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SAI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 이사장은 17일 워싱턴 DC 캠퍼스에서 가진 설립식에서 “성공적인 산업화·민주화의 아이콘이 된 한국은 미국의 전 세계 약 50개의 동맹국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며 “한국 국민들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미국 국민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SAIS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동문이다. 1980년대 초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슬론 경영대학원 진학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 온 그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다시 찾아온 아침’ 구호를 내걸고 국가 재건을 이끌고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의 지도 아래 개방의 길을 걷고 있던 것을 회고하며 “이런 환경 속에서 강대국들이 한국과 같은 국가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었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북한에는 자유롭고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가 정치적 위협”이라며 “북한은 정권 생존을 위해 공산주의 깃발 아래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관련 “미국은 오늘날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에 100여 개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고 있는데 안보 상황이 더 심각한 한반도에는 배치하지 않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이런 무기 중 일부를 한국 내 기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국회의원 시절 국내 정치권에서는 가장 먼저 ‘핵무장론’을 주장한 인물이다. 여기에는 그가 SAIS에서 수학하며 ‘핵은 핵으로만 억지할 수 있다’는 미국의 동서(東西) 냉전 시대 외교 전략을 공부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HD현대그룹 총수인 정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에 관심을 표명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 해군 함대를 더 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한국은 이 공동의 노력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패권주의 관련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일본, 필리핀, 호주, 캐나다에 경제적·외교적 강압을 행사했다”며 “한국 역시 2016년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 체계를 배치했다는 이유만으로 위기를 겪었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파트너들이 북·중·러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해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인도·태평양 조약기구(IPTO·가칭)’ 같은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17일 미국 워싱턴 DC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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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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