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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우승' 박윤재 "장점은 3가지…콤플렉스는 두꺼운 다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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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장점은 유연성, 음악성, 회전력"

"발레는 기분 전환 제대로 시켜주는 분야"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로잔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16·서울예고)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에서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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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발레 콩쿠르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였다. 영상으로만 접하던 '꿈의 무대'에 막상 서게 되니 벅찬 마음에 눈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우승했다는 사실이 안 믿긴다. 매일 로잔에서 받은 상을 꺼내본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16·서울예고)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 도암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격의 소감을 말했다.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은 어떤 의미로 남을지, 발레 외에 다른 꿈을 꾼 적은 없었는지, 또 발레리노를 꿈꾸는 어린 후배들에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로잔 콩쿠르가 왜 꿈의 무대였나.

▶로잔 콩쿠르에서 배출된 스타 무용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의 발레 영상을 보면서 배운 점이 많았다. 국내외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무용수의 영상을 살펴보며 로잔이 추구하는 점이 무엇일까를 파악하려고 했다.

-콩쿠르 우승하고 오니 친구들 반응은 어땠나.

▶오늘 친구들과 처음 만났는데, 친구들이 나보고 '신(神)'이라고 하더라(웃음). '몸 한 번만 만져봐도 되겠느냐, 너한테 기를 받아야겠다'고 장난을 치더라.

-콩쿠르 동안 힘들었던 순간은.

▶(고민하며) 생각보다 없었던 것 같다. 무대에서 실수하지 않고 관객에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하자는 생각뿐이었다. '잘하자'는 마음이 아니라 '후회 없이 즐기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긴장해서 감정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준비해 왔던 과정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즐긴 무대였다.

-로잔 콩쿠르 결선에서 '파리의 불꽃'을 선택한 이유는.

▶나는 내가 가진 장점은 유연성, 음악성, 회전력이라고 생각한다. 그 세 가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파리의 불꽃'이었다.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로잔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16·서울예고)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에서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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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안 했다면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했을 것"

-로잔 우승으로 '한국 발레리노 최초'란 타이틀을 얻었는데.

▶로잔 발레 콩쿠르는 나와 발레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준 계기가 됐다. 내 가슴팍에 자랑스럽게 달린 이름표로 남지 않을까 싶다.

-5살 때 발레를 처음 시작했지만, 4학년 때 전공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솔직히 5살 때부터 발레를 시작했다고 하기는 민망하다. 놀이의 개념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누나 따라 발레 음악 들으며 점프하는 게 재밌었다. 자정까지 춤췄다. 4학년 때 다니던 발레학원 원장님이 '영재원에 들어가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주셨다. 그게 계기가 된 것 같다. 발레가 뭔지도 모른 채 (영재원에) 들어갔다.

-발레 말고 다른 꿈은 없었나.

▶발레가 즐거웠고, 발레에만 몰두했다. 다른 꿈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 발레 안 했다면 무대에 서서 노래하고 춤추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무용수로서 느끼는 콤플렉스가 있다면.

▶다리가 두껍다(웃음). '다리가 두꺼워서 몸이 무거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그 점이 엄청나게 큰 콤플렉스였다. 그래서 그런 말 들으면 무척 예민해지곤 했다. 그런데 로잔 콩쿠르에 가니 제 다리 보고 예쁘다고 해주시더라. 국내외 무용수들 보면서 키가 작든 크든 자신만의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 강도가 셀 텐데.

▶발레는 '살을 깎는 고통'이다. 기본적으로 식단 관리가 필요하고, 근육을 어떻게 풀어서 쓸 수 있는지 머리로 고민해야 하고, 그 고민한 부분을 몸에 적용해야 한다. 또 근육을 풀어줘야 하므로 반신욕을 매일 1시간씩 한다. 폼롤러로 다리를 풀어주기도 한다. 다치면 약을 먹어가면서 버텨야 하기도 한다.

-하루 연습 시간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연습량이 월등히 많지는 않은 것 같다. 할 때 집중해서 한다. 쉴 때는 생각 안 하고 푹 쉰다. 쉬는 시간까지 발레를 생각하면 질려서 못 할 것 같다. 쉬는 시간엔 유튜브나 SNS 보면서 거의 누워 있는다(웃음). 잠을 자거나 반신욕을 하기도 한다.

한국 발레리노 최초로 로잔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16·서울예고)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센터에서 '로잔 발레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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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속 바질 역할 꼭 하고 싶어…계획은"

-발레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

▶무용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데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있을 때 발레를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기에 다시 시작하는 계기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기분 전환을 제대로 시켜주는 분야가 발레라고 본다.

-앞으로 어떤 작품의 역할을 해보고 싶나.

▶저는 '돈키호테'에서 바질 역할을 가장 좋아한다. 바질이 가진 야생의 강한 에너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배역을 꼭 해보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 로잔 콩쿠르 우승 후 학교 여러 곳에서 (입학)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디로 가겠다는 답변을 드릴 수가 없을 것 같다.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해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배우고 싶다.

-마지막으로 무용수 후배들에 들려주고 싶은 말은.

▶중3 때 참가한 대회에서 큰 실수를 했다. 절망도, 자책도 참 많이 했다. 무대에서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서면 실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무대를 최대한 즐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 그동안 자신이 해온 과정을 의심하지 말고 믿고 나아가면 좋겠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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