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스펙트럼’ 넓어져
'정치의 광장화… 탄핵 반대 목소리도 확산' 대구 동대구역에 5만명… 전국 곳곳 탄핵 찬반 집회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주말인 8일 전국 20여 곳에서 열렸다.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위 사진)엔 5만2000여 명이 모이는 등 전국 각지에서 9만여 명이 거리로 나와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서울 광화문 등에서 열린 탄핵 찬성 집회엔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90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를 둘러싼 정치 편향 시비가 불거지면서 갈등이 광장에서 분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동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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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국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렸다. 대구 동대구역 박정희 광장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엔 경찰 추산 5만2000명(주최 측 추산 30만명)이 모였다.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국가 비상 기도회였다. 이 단체가 지난 1일 부산역에서 연 집회에 모인 1만3000명의 4배가 집결해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구호를 외쳤다.
이날 참가자들은 ‘종북 사조직 판사 척결’ ‘이재명이 내란 수괴’ ‘부정 선거 검증하라’ 같은 팻말을 들었다. 20~30대 참가자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직장인 장효원(30)씨는 “부정 선거 의혹을 국민 다수가 의심하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보경(35)씨는 “법과 질서, 원칙이 거대 야당 때문에 너무 쉽게 무너지는 상황을 보다 못 해 나왔다”고 했다.
박주은(27)씨는 “2030세대가 원하는 것은 전 국민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다”라고 했다. 인천 청라에서 왔다는 고재민(35)씨는 “추운 날씨에도 집회에 나와 고생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키보드 앞에서 댓글만 달 순 없었다”고 했다. 연단에 오른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넘으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은 100% 기각된다”고 했다.
세계로교회(등록 교인 1만명) 손현보 목사의 세이브코리아가 최근 대규모 집회를 연달아 개최하면서 주류 개신교계가 탄핵 반대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목사는 지난해 ‘10·27 한국 교회 200만 연합 예배’를 이끈 인물이다. 손현보 목사는 최근 주일 예배에서 “이재명은 끝이다” “이재명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주제로 설교하기도 했다.
단상 오른 전한길 강사 - 지난 8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박정희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의 모습. 개신교계 단체인 ‘세이브코리아’가 개최했다. 경찰 추산 5만2000명(주최 측 추산 30만명)이 몰렸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단상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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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대국본은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전 차로에서 경찰 추산 3만5000명(주최 측 추산 30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전 목사는 “3·1절에 1000만명이 모여서 국민 저항권으로 맞짱을 떠야 한다”고 했다. 전 목사는 “광화문에 1000만명이 모이면 윤 대통령이 복귀하고 헌법이든 뭐든 다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이브코리아는 매주 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세종·춘천·김천·구미·울산·전주·포항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15일엔 광주(光州) 금남로 집회를 예고했다. 이에 광주의 탄핵 찬성 단체들이 “올 테면 오라”고 경고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래픽=이진영 |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이 주최하는 탄핵 찬성 집회도 전국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서울 안국역 인근에서는 1000명, 경복궁역 인근엔 5000명이 모여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정범 국민의힘 즉각 해산’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한 20대 여성은 “‘의원’ ‘요원’ 같은 말장난과 거짓말로 아무리 시간을 벌어보려 한들 군인을 국회에 보낸 내란죄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용길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12·3 내란의 몸통일 뿐 아니라 극우 세력을 선동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내란의 힘’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부산·광주광역시·대구·경남 창원 등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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