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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배우가 9개 악기 연주…뮤지컬 ‘원스’ 특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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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신시컴퍼니 연습실에서 뮤지컬 ‘원스’ 출연진이 연습 장면을 공개했다. 배우들은 노래와 춤을 추며 동시에 악기를 연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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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양재동 신시컴퍼니 연습실. 무대 중앙에서 합을 맞추고 있는 뮤지컬 ‘원스’ 출연 배우 모두의 손엔 악기가 쥐어져 있었다. 기타·베이스·바이올린·만돌린·아코디언·우쿨렐레 등 악기 종류도 다채로웠다.

뮤지컬 ‘원스’가 10년 만에 다시 한국 관객을 찾는다. 삽입곡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로 유명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2012년에 베스트 뮤지컬상 등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했다. 2014년 국내에서 초연했고, 다음 해 내한 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개막, 5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원스’에는 오케스트라가 없다. 무대에 선 배우가 오케스트라 역할을 한다. 넘버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동시에 군무까지 춘다. 한 배우가 9개의 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모두 16개 악기가 활용된다. 배우 입장에선 ‘극악의 난도’일 수밖에 없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문정 국내협력음악감독은 “2014년 초연 오디션 당시 춤 잘 추고 노래도 잘하고 악기 연주도 할 수 있는 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스’가 다시 국내 무대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1월부터 진행된 ‘원스’ 오디션에는 800여 명이 지원했고 제작진은 세 차례 선별 과정을 거쳐 20명의 배우를 선발했다.

남자 주인공 가이(GUY) 역할은 윤형렬·이충주·한승윤이 연기한다. 윤형렬은 10년 전 오디션에 도전했다 쓴맛을 봤던 경험이 있다. 그는 “기타를 고2 때부터 쳐서 당시엔 조금만 연습하면 될 줄 알았다”면서 “이번엔 레슨을 다시 받았고 지금도 레슨을 받으며 거의 1년 간 기타만 붙잡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여주인공 걸(Girl)은 박지연과 이예은이 맡았다. 박지연은 10년 만에 같은 역할로 관객을 찾는다. 그는 “10년 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대본”이라며 “원작의 유머와 의미를 잘 살린 번역 덕분에 10년 전보다 100배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원스’를 번역한 황석희 번역가가 이번 뮤지컬 번역을 맡았다.

가이의 아버지 다(DA)를 연기하는 배우는 박지일과 이정열이다. 만돌린을 연주해야 하는 박지일 역시 10년 전 실패를 딛고 ‘원스’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이제껏 연극을 하면서 했던 역할보다 10배는 더 노력한 것 같다”고 했다.

협력연출가 코너 핸래티는 “‘원스’의 핵심은 음악을 나누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화려한 무대와 의상은 없지만, 재능 있는 배우들이 이야기를 끌어가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공연이기에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원스’는 매 공연 전 프리쇼(pre-show)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도 선사한다. 프리쇼가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무대 위에 설치된 바(bar)에서 술이나 음료를 마실 수 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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