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외 원조 중단으로 인해 태국-미얀마 국경 인근 난민캠프 내 의료시설이 폐쇄되고 있다. 의료시설 폐쇄로 집에 돌아온지 나흘만에 사망한 페 카 라우(71)씨의 부고를 알리는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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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해외 원조가 90일간 동결되면서 태국과 미얀마 국경의 난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의 지원을 받던 병원의 운영이 중단되며 집으로 돌아와야했던 미얀마 난민은 4일 만에 사망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태국 서부 미얀마 국경 인근 난민촌에 있는 병원에서 퇴원한 미얀마 난민 페 카 라우(71)는 퇴원 나흘만인 지난 2일 호흡 곤란으로 숨졌다.
그는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인 국제구조위원회(IRC)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자금으로 운영하던 병원에 입원해 3년간 산소공급에 의존해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설은 태국과 미얀마 접경 지대의 산 중턱 난민 캠프에 사는 수만 명의 난민들을 위해 운영돼 왔다. 하지만 IRC가 지난달 말 미 국무부로부터 운영 중단 지시를 받으며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IRC는 이후 여러 난민캠프 내 병원을 폐쇄했다.
IRC 대변인은 "이런 사망 소식을 듣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다. 페 카 라우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미국 국제개발처(USAID)등에 의존하는 동남아시아 전역의 비정부기구(NGO)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USAID가 지난해 동남아에 할당했던 예산은 8억6000만달러(약 1조 2537억원)으로 동남아 11개국가 중 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같은 저개발 6개국이 수혜를 받아왔다. 지원 대상은 지역 사회와 협력하는 소규모 NGO들이 대다수였는데, USAID의 규약에 따르면 이들은 30일 이상의 예비비를 보유해선 안된다. 이 탓에 미국의 지원이 중단된 직후 사실상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해외원조가 중단되면서 태국 당국과 NGO들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의료 장비도,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의 일부 난민캠프들은 몇 주 분의 식량밖에 남지 않았을 정도로 위기에 내몰렸다. 익명의 USAID 직원은 "모든 파트너(NGO 등)들은 정보가 없다. 받은 것이라곤 작업(활동)중단 명령뿐이고 후속조치는 없다. 소규모 계약자나 NGO는 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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