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으로 폐점포 속출…상인들 "탄핵정국 빨리 벗어나야" 하소연
여수시 남산동 지역의 중심 상가에 위치한 정육식당이 문이 닫힌 채 점포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진규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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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여수=진규하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국가산단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등 극심한 정치적 불확실성에 주식시장, 환율시장, 외국인 투자 등의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지역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들의 소비 심리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여수 지역에도 주요 상가의 빈 점포 속출로 이어지고 있어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고민해야 할 처지까지 내몰리고 있다.
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 지역 최대 상권이자 한때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던 여문지구와 선소상가를 중심으로 한 부삼지구는 물론 '여수밤바다'로 유명한 종포 해양공원의 주요 상권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여수 지역의 주요 상권에는 '임대‧매매' 안내문이 붙고 비어 있는 점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경제적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한 뒤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매매 안내문이 나붙어 있는 여수시 중앙동 지역의 한 상가 건물. /진규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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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건물은 통째로 비어 있는 곳도 있었다. 임대나 매매 안내문이 붙은 점포가 어림잡아 100곳이 넘었다. '임대‧매매'가 붙지 않은 2~4층까지 더하면 수백 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더 심각한 것은 폐업 점포가 급속히 늘고 있고 비어 있는 기간이 장기화하는 것이다.
종포해양공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최근 폐업한 50대 K 씨는 "여수국가산단의 장기 불황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더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발표되고 탄핵정국이 시작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폐업하게 되었다"며 "탄핵이든 기각이든 빨리 결정돼 장치적 안정을 되찾아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중앙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40대 업주 B 씨는 "오히려 코로나19 때가 더 나았다. 그때는 지원금도 나오고 대출도 해주고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이 있어 어떻게든 버텼는데, 지금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대출까지 묶여 버티기가 어렵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다른 한 상인은 "중앙동에만 권리금이 있는 점포 중 25개 정도가 비어 있다"며 "권리금이 없어도 비어 있는 점포가 수두룩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경기 침체로 인한 국가산단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등 극심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경제 위기를 맞아 페업한 여수시 종화동 상가의 점포. /진규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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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의 대표 상권인 여문지구도 임대 안내문과 셔터를 내린 점포가 적잖이 눈에 띄었다. 골목 골목은 물론 대로변까지 문을 닫은 점포가 부지기수로 폐업하는 점포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남아 있는 점포들도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이 인근에 있는 음식점의 한 업주는 "예전에는 점심시간에 빈자리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파리만 날릴 뿐이다"며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매일 문을 열지 않는 점포도 있다"고 전했다.
신도심인 웅천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수산단의 장기 불황으로 인해 계속해서 공실이 늘고 있었는데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정국이 지속되면서 극심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사실상 대책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폐업하고 싶어도 계약 기간을 채워야 하니까 못하고 있는 점포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 위축 등으로 최근 상가 임대 문의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되고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수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실물경제 위기를 우려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폭증된 상황이고, 불확실성 확대는 일반적으로 투자 위축, 소비 위축, 금융 비융 상승효과 등을 낳아 실물경제를 위축시킨다"며 "경제 불확실성 확대 충격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을 추정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불확실성이 박근혜 탄핵 수준으로 증가한다면 GDP 성장률이 0.4~1.0%p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윤석열 탄핵이 지연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이며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트럼프 2기 출범 등 대내외 경제 상황 변화에 신축적 대응이 곤란해지는 문제도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는 "하루빨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가 종결되고 동조자들을 수사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지역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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