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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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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가계대출 10개월 만에 감소… 상여금 지급-부동산 경기 위축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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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용대출 3조54억 줄어

당국 “대출 증가속도 더 낮게 관리”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핵 정국으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대출자들이 연말·연초 상여금 등을 받고 신용대출부터 갚았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4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2조3656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734조1350억 원)과 비교해 1조7694억 원 줄어든 것이다. 설 연휴 기간엔 주택 거래가 거의 없었던 만큼 월말까지 수치가 추가되더라도 지난달 가계대출은 감소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월(―2조2238억 원) 이후 10개월 만에 첫 감소 기록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조6592억 원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3조54억 원이나 감소했다. 대출자들이 연말·연초 상여금 등으로 여유가 생기자 신용대출을 대거 상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기 위축 또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시중은행 가계대출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은 수개월째 1조 원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 이은 신용대출 감소세에다 최근 주택 거래가 부진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이 감소세에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대출은 은행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만큼 향후 은행권이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가계대출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 감소세가 지속되면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 등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지난해보다 낮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방 대출 증가 속도에는 예외를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은행들의 가계대출 목표치 도달 여부를 산정할 때 지방 대출엔 인센티브를 적용해 반영 비중을 낮추도록 하는 방안 등이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목표치를 넘어서는 대출이 가능하게 된다.

또 지난해까지 3년째 대출을 줄였던 2금융권은 가계대출을 늘리게 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이 서민 자금 공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회사별 가계대출 목표치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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