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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멕시코, 미국에 보복 관세 맞불…‘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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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 세번째)가 1일(현지시각) 캐나다 오타와의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캐나다도 마찬가지로 일부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맞대응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회견에는 데이비드 맥긴티 공공안전부 장관(왼쪽 첫번째), 멜라니 졸리 외교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도미닉 르블랑 재무부 장관이자 정부간 업무 담당 장관(오른쪽)이 함께 했다.오타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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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남북으로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를 부과하는 등 관세 정책을 발표하자, 캐나다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광물과 에너지에 대한 비관세 조치도 고려 중이다. 멕시코도 보복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를 포함한 각종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을 개정하며 2020년 3개국 경제권을 더욱 강화해 적용된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부과한 25%의 관세에 대해 캐나다도 1550억 캐나다 달러(155조5480억원) 미국산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1천억원)는 미국의 관세 발효일인 4일(현지시각) 동시에 발효되며, 나머지 1250억 캐나다 달러(약 125조4425억원)에 대한 관세도 21일 이내에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표는 캐나다·멕시코산 상품에 25%(캐나다산 원유는 10%)를 부과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10시간 만에 나왔다. 트뤼도 총리는 광물과 에너지 조달 등 기타 협력에 대해 비관세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국민들에게 자국산 제품을 구매하고 캐나다에서 휴가를 보낼 것도 촉구했다.



멕시코도 대미국 보복관세 등을 준비 중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경제 장관에게 우리가 준비해 온 플랜비(B) 계획을 실행하라고 지시했다.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세금과 비세금 조치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를 ‘범죄 조직과의 동맹’으로 묘사한 것에 대해 “명예훼손”이라고 받아쳤다. 앞서 백악관은 멕시코의 마약 밀매 조직이 정부와 동맹을 맺고 정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의 보복관세 조처가 시작되면, 북미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계적인 미국 완성차 회사들을 위한 원자재·부품 공급처와 노동력 제공 등 공장 역할을 해 온 양국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 자동차 기업들에도 그 관세가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3개국 모두 자동차 주요 소재와 부품의 역내 수입 비중이 전체 수입량의 40~70%를 차지할 만큼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 미국에서 캐나다로 수출하는 품목 중에는 승용차와 화물차, 자동차 부품 등 자동차 산업 관련이 약 1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미국 시민들을 향해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는 당신들의 일자리를 없앨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조립 공장과 다른 제조 시설들을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캐나다산 원유에 부과한 10%의 관세로 미국 소비자들이 오히려 고통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미국이 수입하는 원유 중 캐나다산 비율은 2023년 기준 60%에 달한다. 캐나다의 원유를 사서 정제 작업을 하는 미국 정유업체들은 원가 상승 부담이 커졌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유업체가 몰려있는 중서부 지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15~20센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 멕시코로 수출하는 제품군은 정유(10.5%), 석유·가스(5.7%), 집적회로(3.6%), 사무용기기(3.6%) 순서로 정유 업체들은 원가 상승과 수출 제한 우려를 동시에 받게 됐다.



캐나다는 또 미국 맥주와 와인, 버번 등 주류뿐 아니라 플로리다산 오렌지 주스를 포함한 과일과 과일 주스에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산 의류와 스포츠 장비와 가전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한다.



트뤼도 총리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캐나다 사람들은 어려울 수 있지만,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으로 고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양국 관계를 위해 포기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강한 어조로 보복 관세를 언급했지만, “문제의 해결은 관세가 아니라 대화”라고 여지를 남겼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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