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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 (월)

트랜스젠더 배우, 윤여정 오스카 수상도 “한국인 축제냐”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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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의 트랜스젠더 배우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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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의 트랜스젠더 배우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동료 배우들을 상대로 혐오 발언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가스콘의 과거 엑스(X‧옛 트위터) 글 여러 개가 재조명되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그가 특정 종교, 성적 지향, 인종 등을 조롱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그는 2021년 한국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여우주연상을 탔을 당시, 이를 겨냥하며 “아프로-코리안(아시아와 아프리카 조상을 가진 이들) 페스티벌을 보는 건지,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를 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추악한 갈라쇼”라는 조롱성 글을 올렸다.

또 BLM 시위를 촉발한 인물이자,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겨냥해서는 “마약중독자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도 그는 이슬람 종교와 양성애자인 배우, 중국 등을 조롱하는 글을 여러 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글이 논란이 되자 가스콘은 계정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뉴욕포스트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아카데미상의 기대작이었던 ‘에밀리아 페레즈’의 수상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이 논란의 여파는 오스카 광신도나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의 소셜미디어 버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 세계 신문과 TV로 보도됐다”라고 했다. 이어 “가스콘의 수상 가능성은 원래도 미미했지만, 이제는 정말 가망이 없다. 인디 외국어 뮤지컬의 트랜스 여배우가 그토록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의견을 공유했다는 것은 할리우드가 계산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건 최다 후보작인 ‘에밀리아 페레즈’에 큰 타격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최우수 작품상 후보였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가스콘은 트랜스젠더로는 처음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의 거장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뮤지컬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에서 주연 에밀리아 역을 연기했다. 영화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수장이 아무도 모르게 여자로 다시 태어나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이미 칸 영화제 2관왕, 골든글로브 4관왕 등을 기록하며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13개 부문 후보에 작품을 올리며 최다 후보에 등극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넷플릭스와 아카데미 측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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