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AI 인재를 배출하는 나라다. 미국의 한 싱크탱크 연구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상위권 20%의 AI 연구원 중 47%를 배출해 미국(18%)을 압도했다. 중국 정부는 미래 패권이 달린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 아래 2018년 이후 학부에만 2000개 이상의 AI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중국은 AI 산업과 연관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박사 인력을 매년 8만명씩 배출한다. AI 전사들을 대량 공급하는 강력한 인재 양성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딥시크는 중국의 7대 AI 기업 중 하나에 불과하다. 딥시크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알리바바도 챗GPT를 능가한다는 AI 모델을 내놨다. 41만명에 달하는 AI 연구자, 4300개에 이르는 AI 전문 기업, 세계 2위의 AI 특허 출원 등 중국의 막대한 인재 풀과 기업 인프라가 중국의 AI 생태계를 떠받치고 있다. 제2, 제3의 딥시크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딥시크가 추구하는 오픈소스 AI 생태계가 완성되면 중국이 전 세계 AI 인재와 투자금을 빨아들이는 AI 허브가 될 수도 있다.
한국도 미국·중국과 함께 ‘AI 3강’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교육 현실과 인적 자원의 배분 실태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수재들은 모조리 의대로 가고, 대학이 등록금 전액 면제와 취업을 보장하는 반도체학과를 만들어도 모집 정원을 못 채워 허덕이고 있다. 이공계 인력이 부족한 속에서도 한국을 떠나는 이공계 인재들이 10년간 34만명에 달한다. 미국·중국처럼 인재가 엔지니어가 되고 창업의 길을 선택하는 혁신 국가 모델을 만드는 데 전 국가적 역량을 모으지 않으면 미래 기술 전쟁에서 패자로 전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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