改憲 안 하면 다음 대통령·배우자·자식들 100% 감옥 가
정당을 독재적으로 운영하면서 나라는 민주적으로 운영하겠나
미국의 시간이 트럼프의 속도로 흘러가는 동안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합작(合作)한 계엄과 탄핵의 감옥에 갇혀 지냈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59일, 탄핵 소추 이후 48일이 흘렀다. 그사이 트럼프와 트럼프 정부 핵심 인사 입에서 한국 안보와 기업에 관련된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마다 국민은 답답하고 불안하고 속이 아렸다. 한때 한국은 선진 7국 정상회담을 선진 8국 정상회담으로 바꿀 꿈을 꿨던 나라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에도 한국 같은 나라는 없다.
현 헌법에서 윤 대통령은 8번째 대통령이다. 전임자 3명은 감옥에 갔다.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명은 탄핵 소추됐고, 1명은 파면됐다. 전임자 2명은 재임(在任) 중 자식들을 감옥에 보냈다. 무사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하나다. 사실은 이 ‘무사(無事)’가 수수께끼다. 청와대 비서실이 총출동해 울산 시장 선거에 개입한 사건이 ‘누가 당선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대통령 말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관련자들은 유죄 선고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찬밥 먹던 자신을 서울중앙검사장·검찰총장으로 연속 발탁해 준 구은(舊恩)을 갚은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돈다.
윤 대통령도 파면과 감옥의 작두 날 위에 서 있다. 87년 헌법 조종석에 탄 대통령 모두가 ‘추락’했다. 항공 산업이라면 이런 기종(機種)은 벌써 퇴출당했을 것이다. 만일 윤 대통령이 파면돼 누군가 이 헌법에서 다음 대통령이 된다 해도 본인·배우자·자식이 감옥에 가거나 그보다 더한 불행을 당할 확률이 100%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큰 사람이 개헌에 앞장을 서야 할 이유다. ‘나는 다르다’던 전임자 전원이 불행을 피하지 못했다.
대통령이 탄핵 벼랑에 섰다고 나라가 내전(內戰)을 벌이는 것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그때와는 다른 무슨 요인이 더해진 것이다. 바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존재다. 이 대표가 10여 가지 혐의로 여러 건의 재판을 받고 선거법 1심 재판에선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 들어선 이 증상(症狀)이 더 심해졌다. 세계가 뒤바뀌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 대행마저 탄핵했다. 나라와 국민의 안위(安危)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대통령의 이해하기 힘든 비상계엄 선포를 마뜩잖게 여겼던 국민들도 소름이 돋았고 동맹국, 우방국들은 대경실색했다.
이 대표 지지율은 탄핵을 지지하는 사람, 정권 교체를 바라는 사람 턱밑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권 교체의 최대 장애물이 이 대표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1인 독재 체제로 운영하고 이견(異見)의 싹까지 뭉개버렸다. 정당을 비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 나라는 민주적으로 운영하겠는가.
△매일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5개가 담긴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1170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