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량원펑 누구
中 리창 총리 주재 좌담회에 참석한 량원펑 -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이 지난 20일 리창 총리가 주재한 과학계 전문가 좌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량원펑은 이날 딥시크 새 인공지능 모델 ‘R1’을 공개했다. /CCT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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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최고경영자)보단 기술자, 책벌레(書呆子)보다는 괴짜.” 세계 인공지능(AI) 산업 판도에 충격을 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梁文鋒)에 대해 묻자 중국 기술 업계 종사자들이 본지에 전해온 평가다. 40세인 그는 미국 등 서방국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일 중국의 이인자인 리창 총리가 주재한 전문가 좌담회에 유일한 AI 산업 리더로 참여할 정도로 중국 내에선 최근 들어 존재감을 드러내온 인물이다. 춘제(음력설) 연휴에 딥시크가 주목받으며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가 폭락하는 등 혼란이 일었는데 그는 고향인 광둥성으로 돌아가 머물고 있다고 알려졌다.
1985년 광둥성 잔장(湛江)시에서 태어난 량원펑은 유학파가 아닌 중국의 ‘토종’ 기술 인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잔장시 명문인 우촨(吳川) 제1중학교에 합격했고, 17세에 중국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명문대인 저장대의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갔다. 그가 저장대에서 2010년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은 AI 감시 카메라의 지능형 추적 알고리즘 개선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이때 이미 중국 AI 기술의 발전 흐름을 정확하게 읽었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량원펑의 저장대 석사 논문 정보. 논문 주제는 '감시 카메라의 안정적인 목표물 추적 알고리즘'이다./웨이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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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저장대 동문 쉬진과 함께 항저우에서 퀀트 투자(계량 투자) 펀드를 창업했고, 2년 뒤엔 ‘환팡량화’라는 AI 기반 투자회사를 세워 큰돈을 벌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규제가 시작되기 전에 10억위안(약 2000억원)을 투입해 엔비디아 AI 반도체인 A100을 1만 개 사들여 AI 투자 모델을 만들었다. 2021년 관리 자산 규모가 1000억위안(약 20조원)이 넘는 등 성공한 회사로 입지를 다졌지만, 2023년 중국 지도부가 투기성 금융 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전공을 살려 ‘생성형 AI 모델’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지도부의 ‘입맛’을 잘 파악한 업종 변경이었다.
량원펑은 이후 기존 중국 기업들과 다른 경로로 AI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투자사 운영을 통해 비축한 자금을 아낌없이 뿌리며 천재들을 대거 영입했다. 단기 실적보다는 ‘(미국 대표 AI 기업인) 오픈AI와 기술 격차 좁히기’ ‘인간 수준 범용 AI 개발’ 같은 ‘큰 그림’을 회사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특히 ‘지적 탐구’를 중시하면서 AI 모델의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문학적 배경을 가진 인재들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딥시크가 글로 써서 보여주는 추론 과정이나 최종 답변이 상당히 매끄럽고 다소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수다스러운 이유가 여기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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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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