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2 (토)

[사설] 북핵 더 위험해졌는데 한미 연합 훈련만 또 없어지나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9일 김정은이 핵물질 생산 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돌아보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가 한미 연합 훈련에 대해 “재취임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의 탄핵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의 측근인 플라이츠 미우선주의정책연구소 부소장도 “북한과 협상이 가능하다면 한미 연합 훈련 중단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었다. 이달 한미가 공군 훈련을 하자 북한은 “미국과는 초강경 대응”이란 담화를 냈다. ‘미·북 대화를 하려면 한미 연합 훈련부터 중단하라’는 메시지다. 7년 전 미·북 정상 이벤트 당시 북핵은 그대로인데 연합 훈련만 없어졌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다.

미·북은 벌써 협상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을 ‘핵 보유 세력(nuclear power)’이라 부르며 미·북 정상회담 신호를 보내는 가운데 김정은은 핵 시설을 방문해 “핵 방패 강화”를 말했다. ‘핵 포기는 없다’고 밝힌 것이다.

한미 연합 안보 체계는 2018년 트럼프·김정은의 ‘비핵화 쇼’ 이후 문재인 정부 4년간 붕괴 상태였다. 연대급 이상에서 총 한 발 같이 쏴본 적이 없다. 컴퓨터 게임 같은 도상 훈련만 했고 북한 눈치를 보느라 이름조차 못 붙이는 ‘홍길동 훈련’을 하기도 했다. 주한 미군 사령관이 “컴퓨터 훈련만 하면 실전에서 혼비백산한다”고 우려했을 정도였다. 미군은 평소 손발을 맞추지 않은 군대와는 함께 싸우지 않는다.

한미 연합 훈련 무력화는 북한 김씨 일가의 숙원이다. 트럼프는 동맹의 가치도 돈으로 따지는 사람이다. 전폭기 한 대 띄우는 비용까지 부풀리며 “한미 연합 훈련에는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다. 주한 미군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 ‘한미 훈련 중단’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싱가포르에서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고 싶다”는 뜻의 발언도 연속으로 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트럼프의 생각을 김정은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북핵을 가진 채 한미 훈련 폐지, 주한 미군 감축·철수 등을 얻어내려 할 것이다. 트럼프·김정은이 ‘평화 이벤트’를 벌이면 무조건 손뼉 칠 국내 세력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 안보에 재앙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