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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금)

문재인 "비판적인 사람도 포용해야"…이재명 "통합 행보로 갈등 줄일 것"(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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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임 이후 4개월 만 예방…비명계 결집에 통합 행보

문 "TK에 김부겸, PK에 김경수 있어…결국 포용해야 승리"

[양산=뉴시스] 차용현 기자 = 설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5.01.30. c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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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양산=뉴시스] 김지은 김경록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3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당내 통합과 포용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대표 일극 체제를 비판한 것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 비판적인 사람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1시간 30분 가까이 차담을 진행했다.

사저 방문에는 전현희·한준호·이언주·송순호 최고위원과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 조승래 수석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주요 주제는 통합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통합·포용 행보의 중요성을 당부했고, 이 대표도 이에 공감하며 의지를 내비쳤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예방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내뿐만이 아니라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통합하고 포용하려는 행보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통합하는 행보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지금같이 극단적인 정치 환경에선 통합하고 포용하는 행보가 민주당의 앞길을 열어가는 데 중요하다"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나중에 큰 정치적인 변화가 생겼을 때도 결국은 포용하고 통합하는 행보가 갈등을 치유하고 분열을 줄여나가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공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그런 행보를 계속하겠다"고 화답했다.

한 참석자는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0.7% 포인트 차이로 졌으니 이번 대선에선 이 대표에 대해 거리를 두는 분들도 다 포용해서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는 "당이 워낙 크다 보니 스펙트럼이 넓어 애로사항이 있다"면서도 "잘 포용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은 또 "TK(대구·경북)에는 김부겸도 있고 PK(부산·경남)에는 김경수도 있다"며 "다들 역할이 있으니 궁극적으로 통합해야 이길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예방은 당내 친문계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이 대표 체제에 쓴소리를 내는 가운데 이뤄졌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도 수면 위로 가라앉았던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은 최근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자 이 대표와 당에 경각심을 촉구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김 전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일극체제, 정당 사유화라는 아픈 이름을 버릴 수 있도록 당내 정치 문화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한다"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 과정에 있었던 친명 인사들의 노무현·문 전 대통령 폄훼 발언 등을 지적하며 사과와 반성을 요구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서 김 전 지사 등 비명계의 비판 글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조 수석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은 한 세력을 대표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문 전 대통령은 포용과 통합의 원칙과 기준을 말한 것이고, 구체적인 상황을 찍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5.0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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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을 놓고도 대화를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이 위대했고 대단했다. 문제를 조기에 수습한 데는 국민과 야당의 힘이 있었다"며 "그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추경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란 상태가 벌어져 자영업자 등 서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에 추경 편성을 위해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하셨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가 제시했던 안에 대해 고집할 생각은 없고, 정부가 빨리 추경을 결정해 준다면 그거에 대해 논의하고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와 함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임 기간 북미 대화를 주선한 경험을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했던 많은 인력과 지혜, 노하우를 민주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차원에서도 적절히 활용했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 부·울·경 메가시티 등 부·울·경에 대한 민주당의 관심을 촉구하는 문 전 대통령의 요청도 있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단기간에 합의를 이루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 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은 길게 보면 개헌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은 해야 하지만 개헌은 정치 주체들이 합의해야 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개헌 논의를 매듭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이 대표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방문한 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 연임에 성공한 이후인 지난 9월 이후 넉 달 만이다. 이 대표는 새해를 맞아 지난 1일 평산마을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 여객기 참사까지 겹치며 일정을 미뤘다.

당 관계자는 "이번 만남은 비명계의 결집 시도로 잠잠하던 당내 계파 갈등이 불붙을 조짐을 보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당내 다른 목소리도 포용하겠다는 통합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만으로도 통합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knockr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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