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과도 정부는 아흐메드 샤라아 하이아트 지도자가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되어 과도 입법부 구성 임무를 맡았다고 국영 사나통신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6일 다마스쿠스 대통령궁에서 방문한 스페인 외무장관을 기다리고 있는 샤라아.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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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과도정부가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하 하이아트)의 수장으로 바샤르 아사드 정권을 함몰시킨 반군 지도자 아흐메드 샤라아를 과도기 대통령으로 임명했다.
시리아 국영 통신사인 사나 통신과 알자지라 등은 시리아 헌법은 정지되었고, 샤라아가 새 헌법이 채택될 때까지 임무를 수행할 과도기적 단계를 위한 임시 입법 위원회를 구성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산 압델 가니 반군 대변인은 아사드 정권의 바트당이 이끈 의회와 국내 무장 세력들의 해산도 공식 선언했다. 무장 세력들은 국내 기관으로 다시 흡수된다.
아사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뒤 샤라아가 이끄는 하이아트를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이 권력을 잡았다. 반군이 사실상 점유해오던 동북부 이들리브 주에서 행정 업무를 하던 이들로 구성된 과도 정부가 수립되었다. 샤라아는 선거를 포함한 정치적 전환을 약속해왔으나, 헌법 개정과 선거 실시까지 3~4년이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시리아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뒤섞인 시리아를 통치하는 데 강력한 구심점으로서 샤라아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국제사회는 의심하고 있다. 또 샤라아가 이끈 하이아트가 알카에다 지부였던 누스라전선에서 이어져 온 조직이라는 점도 의심받는 지점이다. 샤라아는 알카에다와의 단절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미국은 아직 이들을 테러집단에서 해제하지 않고 있다. 샤라아가 대통령이 되자, 시리아 알카에다 산하 단체도 총사령부의 지시로 이 단체를 해체한다고 발표했다.
서방은 시리아의 재건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새 정부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유럽연합은 시리아에 대해 가했던 일부 무역 제재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카자 칼라스 유럽연합 수석 외교관은 이날 외무장관 회의 후 “시리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리아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달라지면 방향을 바꿀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연합은 시리아의 석유와 무기 금수 조치, 일부 기술에 대한 수출입 제한, 재정 제한 등의 광범위한 무역 제재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제재를 해제하며 새로 등장할 정부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시간을 주고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미국도 이달 5일 시리아에 대한 식수, 전기 등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완화를 결정했고 추후 제재 해제 여부는 새 정부의 향방에 달렸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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