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70명(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 맨 뒷줄 3~4번째 머리 위 선반에서 검은 연기가 발생한 뒤 화재로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에어부산 보고서에는 당시 기내에서 근무 중이던 승무원이 “항공기 좌석 28열 오버헤드빈(머리 위 선반)에서 화재가 추정”된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겼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승객이 기내 수하물로 오버헤드빈에 넣은 보조 배터리가 압축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이라 항공유 3만5000 파운드가 실려 있었기 때문에 소방당국은 긴장하며 화재 진압을 진행했다. 불은 이날 오후 11시 24분쯤 초진됐고,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16분 만인 11시 31분께 항공기 대부분을 태운 뒤 완전히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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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는 국내 항공사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1일에는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공항에 접근 중이던 이스타항공 ZE512편에서 한 승객이 보조배터리 2개를 연결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승무원이 연기를 확인한 즉시 물을 부어 화재를 진압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까지 12년간 항공편 수 10만편 이상인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10년 이상 무사고 기록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사고로 그 기록이 깨졌다.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현장에 부산지방항공청장 산하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하며 사고 수습에 나섰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고, 29일 추가 파견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철위는 우선 화재가 발생한 HL7763 항공기(A321-200기종)에서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회수해 내용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 탑승자들의 증언과 항공기 운항 기록 등을 종합해 비행기 꼬리쪽 내부에서 불이 시작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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