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지금은 아냐” 선긋기
여론조사는 “충분히 시간 가져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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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정국을 맞이한 정치권이 개헌론 군불때기에 나서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미 적기를 넘었다”며 ‘개헌특별위원회’를 거론하고 뒤늦게 국회 ‘국민미래개헌자문위원회’에 위원 추천 의사를 보였고, 야권에선 비명(이재명)계 전·현직 의원을 중심으로 싱크탱크를 발족하는 등 개헌 추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탄핵정국 탈출구로 개헌 논의를 적극 미는 모양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9일 “현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어 대부분의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불행한 일을 겪게 됐다. 개헌을 해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에서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판단하느냐’는 질문엔 “적기라는 정도를 넘었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3040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또한 최근 자체 개헌특위 첫 회의를 열고 헌법 84조 개정을 논의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개헌특위는 ‘대통령 임기 개시 전 이미 계속 중인 재판에 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것으로, 조기대선에서 이 대표가 당선될 경우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형사상 불소추 특권을 적용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여권 대선 잠룡들도 줄줄이 개헌 관련 발언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나라 운영 시스템을 완전히 개보수해야 한다”며 개헌론을 밀어붙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럴 때야말로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리는 이 헌법을 바꾸고, 가장 기본이 되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개편하는 것이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TV조선 유튜브에서 “아직까지 우리 국민이 내각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국회에 대한 신뢰가 너무 낮기 때문에 저는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고 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나라LAB 창립 기념 심포지엄-탄핵너머 다시 만날 민주주의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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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2017년에 탄핵이 인용됐고 그 당시 1700만 촛불 시민들에 의해서 나라가 바뀌었다”며 “그때 개헌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영상 축하 메시지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 파면만으로는 안 된다. 정권교체만으로도 부족하다”며 “대한민국 리셋은 개헌을 포함해서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대선은 여야 후보 모두 대통령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하는 장치를 두자고 약속할 것”이라며 “그중 하나가 개헌”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정치권 개헌 논의가 활발하지만, 미온적인 여론이 감지되면서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3~25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헌이 필요하나 충분히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문항에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1%가 답했다. ‘개헌이 필요하며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20%, ‘개헌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4%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0.8%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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