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서 역대 최대규모 보수집회…시민단체 '尹 퇴진' 맞불 집회
경찰, 차벽으로 공간 분리…충돌·마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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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남로서 동시에 열린 탄핵 찬반 집회 |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역사 현장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1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 반대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부터 금남로4가 교차로까지 약 680m 구간 안에서 각각 열린 집회에는 12·3 비상계엄 이후 광주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경찰은 기동대 버스로 구획을 나눠 찬반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하지 않도록 질서 유지를 관리했고, 집회는 별다른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
◇ 尹 지지 세이브코리아…"15만명 참가" 주장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약 4시간 45분 동안 금남로 3∼4가 일원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가비상기도회를 개최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광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는 지난 8일 보수 유튜버 안정권 씨가 열었던 참가자 50여 명의 집회 이후 두 번째이다. 광주에서 열렸던 보수진영 집회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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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국가비상기도회' |
집회는 개신교 예배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내용은 대부분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와 야당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예배 형식의 집회가 끝나고 나서 이어진 발언 시간에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등이 연단에 올랐다.
전씨는 "제가 5학년 때인 1980년 광주 시민들께서는 이 자리 금남로에 모여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 흘리고 희생하셨다"며 "잊지 않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늘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화합과 통합을 위해 모였다"며 "전 세계가 경제 전쟁, 체제 전쟁 중인데 우리끼리 분열하고 싸우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광주비상행동)은 이날 제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광주비상행동은 세이브코리아 측이 5·18 역사 현장인 금남로에서 탄핵 반대 기도회를 열자 당초 계획했던 5·18민주광장에서 금남로 1∼3가로 자리를 옮겨 '맞불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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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남로 가득 채운 탄핵 반대파 |
이날 집회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들,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소나무당·정의당 등 야권 인사들도 대거 동참했다.
풍물단의 길놀이로 시작한 광주시민총궐기대회는 자유발언, 공연, 현장 인터뷰 등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윤석열을 파면하라", "극우세력 물러가라" 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역사 유튜버인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회 소장은 발언 참가자로 무대에 올라 "5·18 당시 민주 투사들이 이곳을 지키다가 돌아가셨다"며 "한국 민주주의는 광주의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그 피가 뿌려진 이 금남로에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내란 수괴를 지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경찰 차벽 설치…양측 충돌 없어
경찰은 기동대 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린 금남로를 2개의 공간으로 나눴다.
경찰 차벽을 사이에 두고 탄핵 정국을 둘러싼 각자의 비판의 목소리는 이어졌지만, 집회 참가자들 간 마찰이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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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집회에 갈라진 광주 금남로 |
먼저 집회를 시작한 세이브코리아가 오후 5시 45분께 집회를 마무리하고 해산하면서 경찰은 주변 차량 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교통 관리에 주력했다.
도심에서 잇달아 열린 대규모 집회에 비상계엄 정국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금남로와 그 주변 도로는 종일 혼잡을 겪었다.
금남로와 연결된 충장로도 인파로 북적여 경찰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행인들의 일방통행을 유도했다.
경찰은 이날 세이브코리아, 광주비상행동이 각각 주최한 집회에 참여한 인원을 따로 집계하지 않았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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